기사입력 2009.08.12 23:46 / 기사수정 2009.08.12 23:46
바로 올 시즌 스페인 라 리가로 이적해 온 신입생이란 점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었다는 점이다.
이렇듯 올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라 리가는 EPL의 스타들을 영입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리그다운 모습을 갖췄다. 그렇다면, EPL은 라 리가에 선수들을 보내기만 하고 영입은 없었을까?
아니다. 라 리가의 스타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호날두와 비슷한 이름값의 선수를 데려온 것도 아니지만 09/10시즌 EPL에는 확실히 지난 시즌 라 리가에서 뛰었던 선수가 있다.
바로 포츠머스 FC에 합류하며 1년 만에 EPL로 돌아온 스티브 피넌과 지난 시즌 초반 보여줬던 돌풍을 재연할 생각을 하고 있는 헐 시티 AFC의 조지 알티도어다. 만일 두 선수 중 09/10시즌 EPL을 빛낼 선수를 꼽으라 한다면 ‘노장’ 피넌보단 ‘영계’ 알티도어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2007 FIFA 청소년(U-20)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알티도어는 1989년생으로 아직까진 유망주로 분류되는 선수다. 하지만, 미국 국가대표로 뛴 A매치 16경기에서 7골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결정력이 있는 공격수다.
2006년 미국 프로축구(MLS) 슈퍼드래프트를 통해 뉴욕 레드불스에 입단한 알티도어는 통산 37경기 15골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7 청소년 월드컵에서 브라질 전을 포함해 총 4골을 기록하며 유럽 클럽들에 눈에 든 알티도어는 지난 시즌 비야레알과 6년 계약을 하며 화려하게 라 리가에 입성했다.
비야레알이 알티도어를 영입하기 위해 내민 600만 유로는 2007년 풀럼 FC로 이적한 클린트 뎀시의 이적료를 뛰어넘는 것으로 MLS에서 유럽 진출한 미국 선수의 이적료 중 최다였다. 또한, MLS 최연소 득점 기록까지 갖고 있던 알티도어였기에 MLS 최고 선수가 유럽에 입성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체격조건에 비해 투박한 볼 처리와 유럽 무대 경험 부족 그리고 쥐세페 로시, 호세바 요렌테의 활약에 밀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출장 기회를 자주 잡지 못하던 알티도어는 끝내 지난 1월, 세군다(2부 리그)의 세레스로 임대되어 갔다.
세레스는 좋은 모습을 보이며 창단 첫 라 리가 승격의 기쁨을 맛봤지만 알티도어는 세레스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첫 유럽 진출 시즌을 실패로 끝마쳤다.
이렇게 최고의 유망주에서 별 볼일 없는 선수로 전락한 알티도어를 다시 살린 무대가 있었으니 바로 지난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던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이다.
알티도어는 비난을 무릅쓰고 자신을 선택한 밥 브래들리 감독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조별 예선부터 좋은 몸놀림을 보여줬고,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과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조르지오 키엘리니로부터 페널티 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알티도어의 활약과 함께 4강에 진출한 미국은 당시 3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던 스페인을 맞아 2-0 완승을 했고, 알티도어는 호안 카프데빌라와 카를레스 푸욜, 세르히오 라모스 등 라 리가 최고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몸싸움에서 압도를 하며 선제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이렇듯 긴 패스와 속도, 몸싸움에서 강세를 보인 알티도어이기에 섬세한 라 리가보다 EPL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 특히 파트너로 뛸 가능성이 큰 제오바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가 느슨해질 것으로 보여 소위 피지컬이 강한 알티도어에게 득점 기회가 많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1골에 그친 공격수를 팔지 않고 굳이 임대를 보낸 비야레알과 그런 선수에게 No.9를 준 헐 시티. 이 두 가지를 보면 알티도어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비록 라 리가에서는 쓴 맛을 봤지만 EPL과 잘 맞아 떨어질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알티도어. 오는 15일(한국시간) 커뮤니티실드를 거머쥔 첼시를 맞아 환상적인 EPL 데뷔전을 치를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EPL 데뷔를 기대하는 알티도어 ⓒ 헐 시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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