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에게는 짧고도 긴 가을이었다.
한화는 23일 서울 고척스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5로 패했다. 안방에서 2연패를 당한 한화는 3차전 신승을 거뒀으나 기세를 잇지 못하면서 다시 대전으로 돌아가지고 못하고 그대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결과에는 당연히 아쉬움이 남는다. 최종전까지 가는 3위 싸움에서 어렵사리 순위를 지켰지만 그 이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경기력에서는 11년의 간극이 느껴졌다. 다행히 3연패로 포스트시즌을 끝내는 일은 없었지만, 4경기 모두 3점 차 안으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아쉬움을 곱씹게 됐다.
그래도 분명 한화의 가을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지난 10년 간 정규시즌 최종전이 정말 '최종전'이었던 한화는 그간 가을야구의 희로애락을 느껴보지 못했다. 3번의 패배에 대한 분하고 아쉬운 감정도 지난 10년 동안은 가을에서 만큼은 모르고 지나갔던 감정들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4028일 만의 승리였던 3차전이 더욱 짜릿했던 이유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경험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올해로 9년 차인 장민재와 이태양도 포스트시즌 무대는 처음이었다. 더 어린 선수들도 '큰 경기는 베테랑'이라는 말을 비웃듯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범수는 4경기에 모두 등판해 3⅔이닝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고, 김성훈도 배짱 있는 모습으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타 고졸 신인은 두 명은 어쩌면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 2000년생 내야수 정은원은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침착하게 경기를 소화했고, 투수 박주홍은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포스트시즌에서 경험, 3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씩씩한 모습으로 투구하며 다음 시즌 좌완 선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오랜만에 맞게 된 가을축제가 더 길었다면 좋았겠지만 이 짧은 4경기로도 한화는 많은 것을 확인했고, 또 얻었다. 아쉽다면 아쉬운대로, 좋았다면 좋았던대로 올해 느꼈던 것들을 다음 시즌을 위해 가슴 깊이 새겨놓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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