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11 09:54 / 기사수정 2009.08.11 09:54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한국 축구는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서 5회 연속 '직접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바 있다. 1990년 황보관의 '캐넌슛'을 시작으로 1994년 홍명보, 1998년 하석주, 2002년 이을용, 2006년 이천수 등 모두 5명이 월드컵에서 프리킥으로 골 맛을 봤다.
만약 2010년 월드컵에서 6회 연속 월드컵 프리킥 골을 성공시킬 후보를 꼽는다면 아마도 기성용(서울)과 박주영(AS 모나코), 그리고 염기훈(울산)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최고의 공격 옵션이 될 순도 높은 프리킥을 위해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들은 첫 실험을 벌일 파라과이전(12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부터 예리한 칼날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을 벌일 전망이다.
단순한 비교 우위를 논하기는 어려운 감이 있지만 현재 대표팀의 넘버원(No.1) 프리키커를 꼽는다면 기성용을 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올해부터 대표팀 전담 프리키커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매 경기 세트 피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력을 과시하고 있는 기성용은 무엇보다 자신있게 차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자신감이 묻어나는 킥은 예리함과 위력적인 모습을 갖추면서 상대 골키퍼의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었다.
보통, 킥의 세기가 센 선수들을 보면 간혹 골문 쪽 방향과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공이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성용은 다르다. 대포알 같은 세기에 방향까지 자신이나 동료 선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마디로 힘과 정확도를 골고루 갖춘 '진정한 프리킥 스페셜리스트'인 셈이다. 비록, 대표팀에서 직접 프리킥으로 골을 넣은 사례는 없었지만 기성용의 힘있는 프리킥은 분명 대표팀의 신무기로 서서히 거듭나고 있다.
기성용과 함께 대표팀의 '오른발 프리킥'을 전담하는 박주영은 강약 조절이 일품인 프리키커다. 위에서 아래로 뚝 떨어지는 궤적을 그리면서 세밀함이 돋보이는 것이 이른바 '박주영 프리킥'의 특징이다. 강도가 센 기성용과 나름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는 덕에 허정무 축구대표팀 입장에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
[사진=염기훈 (C) 엑스포츠뉴스 DB, 강창우 기자]
이들이 오른발로 상대 골문을 정조준한다면 염기훈은 '왼발의 달인'으로서 자유자재로 정확한 프리킥력을 구사하는 스페셜리스트다. 이미, 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달인의 진가를 드러냈던 염기훈은 대표팀에서도 세트 피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으로 수차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했다. 부상으로 약 4개월간 뛰지 못했던 것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보란듯이 회복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서 이번 파라과이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허정무호의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3인방이 벌일 킥 대결. 이들의 점점 날카로워지는 발끝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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