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아는 와이프’가 전하고 싶던 메시지는 뭐였을까.
20일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가 종영했다. 서우진(한지민 분)은 만년 대리 차주혁(지성)의 팀장 발령 소식에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차주혁에게 최신형 게임기를 선물했다. 게임기를 받은 차주혁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상황에 아이처럼 기뻐했다. 오성식(오의식)은 "최신 게임기를 선물하다니. 정말 꿈의 와이프다. 부럽다. 주혁이 너 정말 장가 잘 갔다"며 부러워했다. 서우진과 차주혁은 사랑하는 부부로 또 두 아이의 부모로 해피엔딩을 이뤘다.
베테랑 지성과 한지민의 의기투합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흔한 타임슬립 장르지만 한 번의 선택으로 달라진 현재를 살게 된 부부 이야기가 흥미를 유발했다.
결혼을 후회하고 절망적인 삶을 사는 부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지난해 방영한 ‘고백부부’와 비교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과거’보다 바뀐 ‘현재’에 집중했기에 다른 드라마로 비쳤다. 과거와 현재를 여러 번 오간다는 점, 차주혁만 과거로 돌아가 운명을 바꾸고 서우진은 차주혁을 모른 채 다시 인연이 시작됐다는 점, 이후 함께 과거로 와 새로운 사랑을 이뤘다는 점에서 ‘고백부부’와 달랐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미를 줬고 다음 전개에 궁금증을 유발했다.
하지만 감동은 없었다. 초라한 외모와 악만 지르던 아내 대신 대학 시절 첫사랑이자 뛰어난 미모를 지닌 이혜원과 결혼한 차주혁은 단숨에 재벌집 사위가 되고 은행에서도 신임을 받는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부모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고 매사에 이기적인 이혜원에게 실망한다.
결국 현재에서 다시 만난 서우진에게 끌리고 만다. 서우진이 왜 자신에게 그토록 신경질적이었는지 알게 됐고 과거에 미처 보지 못한 서우진의 진짜 모습을 보며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러는 사이 현재의 아내인 이혜원이라는 여자에게는 또 나쁜 남편이 됐다. 유부녀 이혜원이 연하의 대학생과 러브라인을 그리는 모습은 차주혁의 불륜 아닌 불륜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억지스러웠다. 차주혁이 다시 사랑하게 된 건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히스테리적인 서우진이 아닌 달라진 현재에서 완벽한 커리어우먼이 된 서우진인 모습이어서 씁쓸하기도 했다. 부부의 희로애락이 개연성 있게 담기기보단 한 남편의 판타지를 대리만족하는 드라마인 듯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해피엔딩을 이뤘다. 어찌 됐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소중하고 무조건 아내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걸 알려주며 극은 마무리됐다. 지성과 한지민, 장승조의 연기력도 나무랄 데 없었다. 그럼에도 웰메이드라고 하기엔 2% 아쉬운 작품이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tvN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