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샌디에이고, 8승5패, 방어율5.66))는 8월 4일 오전 8시(한국 시간)에 피츠버그 홈 구장인 PNC 파크에서 원정 선발전을 펼친다.
3년 반 만에 AL에서 NL 무대로 복귀하는 샌디에이고 이적 후 첫 선발전이 되는 이번 경기는 여러모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한 인상을 심자!
박찬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둥지에서 낯선 선수들과 친화력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그의 첫 무대를 호투로 보여주는 방법이다. 올 시즌 부활을 예고하며 차츰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었기에 NL 무대에 적응하는 것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첫 무대에 확실한 눈 도장을 찍을 수만 있다면 다저스 시절 그가 팀에게 공헌했던 에이스로서의 화려한 모습 또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여겨진다. 문제는 얼마만큼 안정된 제구력으로 샌디에이고 구단과 언론, 그리고 팬들의 시선을 잡아둘 수 있느냐이다.
애리조나와 다저스를 뒤로하고 지구 1위를 해야만 포스트 시즌에 올라갈 수 있는 다급한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박찬호의 호투가 천군마마 이상의 힘을 가져올 수 있다. 10일만에 등판이라는 컨디션 조절의 난제와 포수와의 호흡 여부, 그리고 상대 타자들을 파악할 시간조차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지난 양키스전에서 보였던 자신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상대팀 피츠버그
NL 동부지구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피츠버그(44승61패)는 최근 1승5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샌디에이고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이 2승2패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리 쉬운 팀은 아니다. 게다가 샌디에이고 타선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기에 박찬호 입장에서는 퀄리티 스타트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7월25일 오클랜드전 등판 이후 10일만에 마운드에 올라서기에 투구 감각을 잊지 않고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줄 지의 여부는 1회의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피츠버그는 빅 리그에 진입한 지 얼마 안됐지만 1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겁 없는 신인' 크리스 듀피(타율0.348)가 최근 6경기에서 25타수 12안타로 최고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피츠버그의 간판 제이슨 베이(타율0.295, 홈런19)와 팀 내 최고 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다릴 워드(타율0.262, 홈런11, 타점57)도 박찬호가 특히 유의해야 할 타자다.
상대 투수는 빅 리그 4년차 데이브 윌리암스(79년생, 8승8패, 방어율4.27)이다. 올 시즌 총 19게임 등판해서 11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4일 김병현과 맞대결을 펼치며 콜로라도 타선을 6이닝동안 1피안타 1실점 호투를 보이는 등 최근 2경기에서 12이닝 3실점이라는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샌디에이고와는 올 시즌 4월11일 한 번 만나 5.2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보이며 첫 승을 가져갔기에 심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해볼 만 하다
안정되고 짜임새있는 팀 칼러를 자랑했던 샌디에이고가 7월 들면서 침체를 보이더니 최근 16경기동안 3승13패, 팀 득점24, 실점 83이라는 극도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발진의 붕괴와 무력한 방망이로 투 타에 맥을 못쓰고 있는 상황이기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
간판 타자 브라이언 자일스(타율0.290, 홈런10)와 라이언 클레스코(0.265,16) 신시내티에서 이적한 조 랜더(0.282, 13) 등, 중심타선이 윌리암스의 낙차 큰 커브와 좌우 폭 넓은 변화구를 공략하며 박찬호의 투구에 힘을 실어 줄지도 관건이다.
부상으로 인해 인고의 세월을 보낸 이후 올 시즌 부활의 모습으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박찬호. 그의 이름 값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눈 앞에 왔다. 상처 받았던 그의 자존심에 날개를 펼치며 비상할 수 있을지 4일 벌어질 새로운 둥지에서의 첫 선발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