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8 14:54 / 기사수정 2009.07.08 14:54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울먹이며)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가시길 바랍니다. 좋은데 가십시오. 자, 모두들! 감독님 좋은 데 가시길 기원하자”
보통 아마야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우승팀 선수들은 그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껏 기분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학야구 하계리그에서는 ‘엄숙함’과 ‘숙연함’만이 가득했다. 패장인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도 1-2, 한 점차 패배를 아쉬워하면서도 故 조성옥 감독에 대한 추모만큼은 잊지 않았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故 조성옥 감독을 대신하여 팀을 이끈 이상번 코치는 “우승 약속을 지켜서 다행이다. 정말 이거 보시고, 편안하게 쉬셨으면 좋겠다.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다.”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마운드에 모여 ‘눈물의 가상 헹가래’를 마친 동의대 선수들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故 조성옥 감독. 그는 선수들에게 그러한 감독이었다.
▲ 마운드에 둘러 앉아 故 조성옥 감독을 추모하는 동의대 선수들
조성옥. 그는 선수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그라운드의 조연’이었다. 그러나 대타로 출장한 경기에서 그는 어김없이 1루로 살아나가 부산 야구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리고 그는 선수 생활의 시작(1984년)과 끝(1995년)에서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사나이였다. 또한, 그는 롯데의 황금시대에 살며, 선수로서 두 차례 우승(1984년, 1992년)을 모두 경험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부산고등학교 감독 시절에는 팀을 대통령배 2연패로 이끈 것을 포함하여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백차승(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장원준(롯데 자이언츠), 정근우(SK 와이번스), 김태군(LG 트윈스) 등을 키워냈다. 명장 반열에 오른 그였지만, 프로에 진출한 제자들보다는 지금 당장 프로행을 준비하는 제자들을 더욱 돌보았던 덕장이기도 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후덕한 인상’의 조성옥 감독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 남아 있는 제자들이 ‘제2의 조성옥’으로서 그라운드에서 뛰어주는 일만 남은 셈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故 조성옥 감독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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