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믿고 보는 배우' 박해일이 영화 '상류사회'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끝내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2000년 연극 '청춘 예찬'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데뷔 19년차의 박해일. 장르와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던 박해일은 자연스럽게 작품의 흥망을 떠나서 대중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그 흔한 연기력 논란 하나없이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걸어온 박해일. 박해일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까지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을 살펴보자.
▼ 영화 '살인의 추억'
지난 200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겪는 형사들의 갈등을 담았다. 작품 속에서 형사로 출연한 송강호와 김상경은 물론이고 출연했던 모든 배우들의 명연기가 대중을 압도했지만, 그 중에서 단연 '신스틸러'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은 박현규 역을 맡은 박해일이 아닐까 싶다.
극중 박현규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의심받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결국은 풀려나게 된다. 박현규가 용의선상에 오르고 무죄로 풀려나기까지, 박해일은 범인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범인 같은 모습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이 순수하고 진실된 눈빛을 하고 있다가도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섬뜩한 눈빛은 '살인의 추억'을 본 관객들이라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영화 '연애의 목적'
지난 2005년 개봉한 한재림 감독의 영화 '연애의 목적'에서 박해일은 이유림 역을 맡아 연기했다. '살인의 추억' 속에서 대중의 마음을 흔들었던 그 배우와 과연 같은 사람이 맞나싶다. 남녀 주인공의 도발적이고 솔직한 연애담을 그린 '연애의 목적'에서 박해일이 연기한 이유림은 능구렁이 같은 능청스럼움이 매력인 영어교사로 해맑은 미소로 순수해보이지만 알고보면 바람둥이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를 두고도 극중 강혜정을 향해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고 심지어는 "같이 자자"는 말도 거침없이 하는 남자. 박해일은 이런 이유림의 모습을 '밉상'으로 보이지 않게끔 강약 조절을 자유자제로 해가면서 관객들을 끌어당겼고, 박해일의 대범하면서도 능청스러운, 귀여우면서도 집요한 연기는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 영화 '최종병기 활'
지난 2011년에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영화 '최종병기 활'은 인조반정 13년 후, 조선 최고의 신궁과 청나라 군의 사투를 담은 액션 사극. 박해일은 '최종병기 활'로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했다. 조선 최고의 적우신궁 남이로 분한 박해일은 눈을 뗄 수 없는 액션 연기는 물론이고 남성적인 매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카리스마로 740만명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극을 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말했던 박해일이었지만, '최종병기 활'로 사극도 가능한 배우로 대중에게 넓은 연기스펙트럼을 입증했다. 특히 박해일은 말을 타면서 활을 쏘고, 게다가 감정 연기에, 심지어 만주어까지 해야하는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이를 완벽히 소화하면서 배우로서 또 한걸음 성장했다.
▼ 영화 '은교'
지난 2012년에 개봉한 정지우 감독의 영화 '은교'는 위대한 시인과 패기 넘치는 제자, 열일곱 소녀 은교, 서로 갖지 못한 것을 탐하는 세 사람의 질투와 매혹을 그린 작품으로 박해일은 위대한 노시인 이적요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삭발까지 감행하며 특수분장의 힘듦을 감수하고 매 촬영 때마다 70대 노인으로 변신한 박해일. 수많은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히는 박해일은 없고 70대 노인 박해일로 스크린에 등장한 그는, 그것만으로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지만, 열일곱 소녀 은교를 만나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이적요의 감정을 리얼하게 그려내면서 다시 한 번 '역시 박해일'이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 영화 '상류사회'
오는 29일 개봉 예정인 변혁 감독의 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박해일은 작품 속에서 인기 경제학 교수에서 정치 신인으로 거듭나는 장태준 역을 맡아 연기한다. 장태준은 서민경제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평범한 교수에서 우연한 기회로 민국당의 공천을 받은 뒤 상류사회로의 진입을 위해 거침없는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 영화 개봉에 앞서 공개된 여러 사진 속에서 박해일은 끓어오르는 야망을 고스란히 표현해 내 스틸사진만으로서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영화 스틸컷
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