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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주워먹었다" 김정근, 아쉬운 발언…친근함과 전문성의 사이

기사입력 2018.08.24 18:19 / 기사수정 2018.08.24 18:22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MBC 아나운서 김정근이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수습해야할 캐스터가 오히려 실언을 하며 누리꾼들은 비판적은 반응을 보였다.

문제가 된 발언은 24일 치러진 한국과 이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6강 경기에서 나왔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이승우가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상황이었다. 

이승우는 높이 뜬 공을 깔끔한 터치로 잡은 뒤 침착한 페인트에 이은 슈팅으로 이란의 골망을 갈랐다. 물오른 개인기량을 엿볼 수 있는 골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중계하던 김정근 아나운서는 "이런 것을 두고 주워먹었다고 해도 될까요"라고 표현했다.

'주워먹었다'는 말은 주로 흘러나온 공을 다시 밀어넣는 등 운좋게 골을 넣었다는 의미에 가깝게 쓰이는 표현으로 이 상황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김정근 아나운서의 말을 들은 안정환 해설위원은 "이건 주워 먹은 게 아니라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근 아나운서 "완벽하게 요리해서 2~3명을 제쳤다"고 정정했다.

김정근 아나운서의 말을 들은 팬들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MBC 축구 중계의 간판으로 자리잡은 아나운서가 경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발언 논란은 변화하고 있는 축구 중계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축구 중계는 전문성을 중요시 했지만 최근에는 전문성과 더불어 재미도 요구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딱딱하고 지루한 해설보다는 친근하고 부드러운 해설에 더 재미를 느끼고 있다.

방송 3사 역시 안정환(MBC), 이영표(KBS), 최용수(SBS) 등 경력과 입담이 화려한 해설진을 투입하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다만, 김정근 아나운서의 발언이 아쉬운 점은 선수 출신으로 방송 경력이 길지 않은 해설자가 아닌 캐스터가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캐스터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또한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한국 경기에서 몰입하다 보면 감정적인 언행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 방송인으로서 방송 경력이 없는 해설자를 돕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수습을 해야할 캐스터가 오히려 논란을 만들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논란을 인지한 김정근 캐스터는 "경기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다 보니 뜻하지 않게 실수를 하게 됐다. 멋진 골을 넣은 이승우 선수에게 죄송하다"며 "앞으로 차분하고 정확한 중계를 위해서 더 노력할 것이며, 남은 중계 방송에서 이런 실수가 생깆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대한축구협회·김정근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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