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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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중위권 도약을 위한 열쇠, 릭 바우어

기사입력 2009.06.25 03:11 / 기사수정 2009.06.25 03:11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언제까지 '미운 오리'로 전락할 수만은 없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먼 타국까지 건너와서 아무것도 보여준 것 없이 '골칫거리'로 기억되기엔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바로 LG의 릭 바우어(32)다. LG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용병이었던 크리스 옥스프링(32)을 대체하여 온 선수이기에 그의 부진에 대한 팬들의 성토는 더욱 배가되었고 이를 인지한 바우어는 2군에서 절치부심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날만을 기다렸다.

상대는 올 시즌 괄목상대한 모습을 선보이며 다승 공동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히어로즈의 이현승이었다. 많은 전문가와 팬들이 히어로즈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판이하였다.

24일 잠실에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LG의 선발 릭 바우어는 6이닝 1실점이라는 눈부신 호투로 히어로즈 타선을 잠재우며 마수걸이 첫 승을 달성했다.

특히, 6월 들어 무서우리만큼 활활 타오르고 있는 히어로즈의 타선을 상대로 효율적인 '맞춰 잡는 피칭'을 구사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6일 목동에서의 히어로즈와의 대결에서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물러난 것을 복수라도 하려는 듯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경기 초반엔 초구 스트라이크를 점령하지 못하며 투구 수 조절에 실패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바우어는 1,2,3회 모두 투 아웃을 잘 잡아놓고 그 이후 집중력 부재로 인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며 불안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2군에서 가다듬은 위기관리 능력을 밑바탕 삼아 많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약 2미터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최고 구속 146km/h에 달하는 묵직한 직구와 날카롭게 꺾이는 그의 주특기인 명품 슬라이더는 일품이었다. 4회 초 이숭용에게 맞은 대형 홈런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히어로즈는 그에게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바우어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며 스스로 타자와 어려운 승부를  펼치며 무너졌고 특히, 주자 있는 상황에서 특유의 큰 투구자세로 인해 주자를 자유롭게 한 베이스씩 진루시켜주는 듯 많은 문제점을 보였었다. 하지만, 잠시 동안의 2군에서의 담금질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를 바꿔놓았다.

24일의 마수걸이 승은 그에게 있어서도 의미 있는 1승이지만, LG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다. 최근 에이스 봉중근이 최고의 피칭으로 연일 팀을 승리로 이끌고 심수창 또한 2선발로서의 준수한 활약으로 봉중근을 뒷받침해주고 있기에 바우어가 선발진의 한 축이 되어준다면 LG가 중위권 쟁탈전을 치르는 데 있어서 큰 힘이 될 수 있다.

과연, 릭 바우어는 이 날의 승리를 발판삼아 자신의 진면모를 더욱 발휘할 수 있을까? 문제는 자신감이다. LG가 피 터지는 중위권 쟁탈전에서 그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느냐의 해답은 바로 바우어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C) 릭 바우어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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