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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손연재, "리듬체조도 인기 종목이 됐으면 좋겠어요"

기사입력 2009.06.24 03:00 / 기사수정 2009.06.24 03:0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리듬체조의 인지도를 대중에게 알린 신수지(19, 세종대)와 더불어 가장 촉망받는 리듬체조 선수인 손연재(15, 광장중)는 오는 26일, 러시아 볼고그라드로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리듬체조 강국'인 러시아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훈련에 전념하겠다는 것이 손연재의 계획이다.

대표선발전 주니어부분 1위와 소년체전 금메달 획득

손연재는 올 겨울부터 새로운 프로그램 연습에 매진해왔다. 새 프로그램을 실전무대에서 처음으로 연기한 대회는 지난 3월 28일에 벌어진 국내 대표선발전이었다. 이 대회에서 손연재는 주니어 부분 1위, 시니어와 합친 종합 순위에서는 4위에 올랐다.

대표선발전에서 '최고 유망주'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손연재는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전남 여수시에서 벌어진 2009 소년체전에서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 상반기동안 국내에서 치러진 큰 두 대회에서 손연재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손연재는 소년체전의 경기는 아쉬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대표선발전에 비해 소년체전은 실수가 많았다. 이러한 점이 아쉬웠는데 다음 대회에서는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만족할만한 연기를 펼치고 싶다"



최고의 스케이터들과 함께한 '페스타 온 아이스2009' 평생의 추억으로 남다

올해, 손연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지난 4월 말에 벌어진 '페스타 온 아이스2009'에 참가한 것이다. 피겨 선수들의 축제인 이 무대에서 손연재는 오프닝을 여는 역할을 맡았다. 현란한 리본 연기로 아이스쇼의 문을 연 손연재는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를 비롯해 세계적인 스케이터들과 우정을 쌓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손연재는 아이스쇼에 참가한 선수들과 돈독한 친분을 쌓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친해진 선수는 캐나다의 아이스댄싱 스케이터인 테사 버추(20)였다.

"테사가 우리나라를 떠날 때, 나를 가방에 넣어 캐나다로 데리고 가고 싶다고 말했었다. (웃음) 한 팀인 스캇 모이어는 매우 활발했던 반면, 테사는 대기실에서 늘 책을 읽고 있었다. 테사가 대기실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마주칠 기회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다"

또한, 서로 다른 스케줄 때문에 만나기 힘들었던 윤예지(15, 과천중)와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피겨 스케이팅과 리듬체조의 대표적인 두 유망주는 6촌 친척사이이기도 하다.

"예지와는 서로 대회와 훈련 스케줄이 달라 1년에 몇 번 마주치기도 어렵다. 이 점이 많이 아쉬웠는데 지난 아이스쇼에서는 늘 함께 붙어있었다"

'페스타 온 아이스' 무대에 선 손연재는 피겨 스케이팅처럼 리듬체조도 '갈라쇼'가 많이 열리길 바라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체조 갈라쇼'가 '아이스쇼'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손연재는 "유럽에서는 리듬체조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동유럽의 선수들은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리듬체조의 관심이 이 정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조 갈라쇼도 성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체조 갈라쇼가 인기를 얻는 날이 하루속히 왔으면 좋겠다"라고 답변했다.



올 시즌 들어 더욱 완벽해진 카나예바, 최고 선수의 연기는 좋은 자극이 된다

현역 최고의 선수인 예브게니아 카나예바(19, 러시아)의 연기는 모든 리듬체조 선수들의 관심사이다.

올 시즌, 새로운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타난 카나예바의 연기를 본 손연재는 "이번 시즌 첫 월드컵 대회인 포르투갈 포르티마오 대회에 참가한 카나예바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모든 기술과 연기가 더욱 완벽해져 있었고 보통의 연습으로는 완성되기 어려운 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그렇게 고난도의 연기를 카나예바는 실수 없이 하고 있었다. 거의 서커스 수준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감탄사가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난도에서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던 카나예바였지만 안나 베소노바(25, 우크라이나)처럼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성이 결여됐다는 것이 카나예바의 단점이었다. 그러나 카나예바는 올 시즌 들어서 표현력까지 절정의 수준에 도달했다.

손연재는 "카나예바는 손동작을 비롯한 모든 동작이 예쁘고 깔끔하다. 훌륭한 연기를 보면 감탄사가 먼저 나오지만 많이 배우고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오직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전지훈련의 장점

26일, 러시아 볼고그라드로 출국하는 손연재는 7월 24일에 입국할 예정이다. '리듬체조 전용체육관'이 단 한 개도 없는 국내 환경 속에서 손연재는 힘들게 훈련을 해왔다. 특히, 메인 훈련장인 세종고 체육관이 공사에 들어갈 때, 손연재의 임시 훈련지는 세종 초등학교였다.

훈련 장소의 잦은 이동 때문에 변하는 매트와 낮은 천장은 늘 고민거리였다. 특히, 수구를 높게 던지지 못하는 현실은 난도 연습에 박차를 가하려는 손연재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손연재는 적어도 한 달 동안은 이러한 고민에서 벗어나게 됐다.

손연재는 러시아에서 냉난방은 물론, 높은 천장과 탄력이 뛰어난 매트에서 훈련을 하게 됐다. 이번 전지훈련의 목표는 올 시즌 프로그램을 더욱 완벽하게 완성시키는 것이다. 또한,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훈련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손연재는 이미 2007년 FIG(국제체조연맹) 주니어 월드컵 슬로베니아 대회에서 5위를 차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리듬체조의 강국인 동유럽의 모든 선수들이 총출동한 대회에서 5위에 오른 것은 값진 성과였다.

이러한 가능성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이 손연재의 새로운 목표다. 손연재는 "주니어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남기고 시니어 무대로 올라가는 것이 올 시즌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손연재는 대중들에게 오로지 '리듬체조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리듬체조 미소녀'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손연재는 운동 외의 다른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선수로 성장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만큼, 훈련에 전념하는 것이 손연재의 바램이기도 하다.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만큼, 더욱 성장해서 돌아오고 싶다는 손연재는 "기술과 스텝, 그리고 회전 난도 등을 발전시키고 싶다. 올 여름에 벌어지는 대회와 올해 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주니어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리듬체조를 구성하는 기술과 안무는 매우 다양하다. 비록 1분 30여초의 짧은 순간동안 이루어지지만 '백분의 일초'도 방심을 허락하지 않는 종목이 바로 리듬체조다. 집중력의 끈을 풀 여유를 주지 않는 리듬체조는 관객들에게 화려한 기술을 선사하며 마음을 흔드는 감동을 선사한다.

손연재의 꿈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펼치는 것이다. 험준한 리듬체조의 길을 걸어가는 손연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DB, 2009 소년체전에서 후프 연기를 펼치고 있는 손연재 (C) IB 스포츠 제공]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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