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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봉중근, '한 달 만에 울음을 그치다'

기사입력 2009.06.11 02:57 / 기사수정 2009.06.11 02:57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이 날의 게임은 봉중근의, 봉중근을 위한, 봉중근에 의한 승부였다. LG 타선이 오랜만에 폭발하며 8점이나 뽑아 냈지만, 경기를 지배한 자는 다름 아닌 '봉열사' 봉중근이었다.

역시나 봉중근은 팀을 굳건히 지키는 에이스다운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에이스답게 팀이 연패의 수렁에 빠져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태에서 팀을 살림과 동시에 팀의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돌파구를 뚫었다.

8이닝 동안 완벽한 투구로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하며 게임을 지배한 봉중근이었지만, 역시나 겸손했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는 그의 개인성적이 아닌 팀을 위한 생각뿐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을 믿고 신뢰해준 김재박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고 김정민의 부상 이후 여러모로 고초를 겪고 있는 '안방마님' 조인성의 볼 배합을 연방 추켜세우며 동료애를 과시했다. 그리고 모처럼 만에 터진 타선에 기뻐하며 팀의 재도약의 가능성에 기뻐했다.

봉중근은 13번의 선발등판에서 9번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평균자책점 2.92라는 성적에서 보듯이 팀의 에이스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기록은 4승 7패라는 참담한 성적표였다. 마치 2007년의 KIA의 윤석민이 연상되듯 팀타율 1위에 빛나는 LG이지만, 봉중근이 등판하기만 하면 타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했다.

봉중근에게 붙여진 별명은 한화의 김태균에 비할 바는 안되지만 여러 개에 이른다. 그 중 '봉크라이'라는 별명에서 보듯 최고의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역투를 펼치고도 여러 번의 고배를 마실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였다.

약 한 달 전쯤인 5월 7일의 두산과의 대결에서 거둔 승리가 그의 마지막 승리였다. 한 달 전 이맘때쯤의 LG는 지금의 LG와는 딴판이었다. 8연승을 거두며 2위에 오르면서 1위 SK 와이번스를 위협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LG는 연패를 거듭하고 있는 하위권의 LG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LG를 구할 수 있는 남자는 역시 봉중근뿐.

봉중근은 다른 날보다 직구의 비율을 높이며 두산의 타선을 제압했다. 흐릿하고 서늘한 날씨 덕분인지 그의 왼손은 더욱더 강력하게 긁혔다. 위기의 순간엔 특유의 완급조절로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 짓기도 했고 위력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7개의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홀로 돌파구를 마련하게도 했다.

평소에 던지던 투구 수를 고려했을 때 완봉승도 노려봄직 했지만 9회 말 마운드를 우규민에게 넘겨주며 팀의 승리를 묵묵히 지켜봤다.

지난달 LG가 잘 나갈 당시에는 5인 선발체제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제 역할을 해줬지만, 지금 현재는 봉중근과 심수창 만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켜주고 있다. 심수창 역시 최근의 게임에서 난타를 당하며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역시나 이러한 위기의 마운드에서 중심축을 잡아 줘야 할 선수는 바로 에이스 봉중근이다.

과연, 봉중근은 이날을 계기로 자신의 진면모를 더욱더 확고히 보여주며 팀이 다시 치고 올라가는데 일조할 수 있을까? 그리고 8점을 뽑아내 준 타선이 다시 한번 그의 다음 등판 때 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을까? 봉중근의 다음 등판이 여러모로 기대되는 이유이다. 

[사진=(C) 6월 10일 두산전에서 역투를 펼치는 봉중근 (LG 트윈스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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