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07 04:00 / 기사수정 2009.06.07 04:00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쌍龍은 죽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두 선수인 기성용과 이청용이 대표팀을 남아공으로 이끌었다.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UAE와의 B조 6차전 경기에서 박주영의 선제골과 기성용의 추가 골을 앞세워 UAE를 꺾고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다.
경기 MVP 박주영과 '캡틴' 박지성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월드컵 진출의 수훈갑이지만 이청용과 기성용의 활약을 언급하지 않은 수가 없다.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쌍龍은 사실 경기 전 선발 출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부진을 떨쳐내고 지난 광주와의 경기에서 나란히 한 골씩 터트리며 득점포를 조율했지만 포지션 경쟁자인 조원희와 최태욱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의 미래이자 현재인 쌍龍을 믿었고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키며 두 선수를 믿었다.
허정무 감독의 믿음에 먼저 보답한 선수는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은 전반 8분 박주영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며 선제골을 도와 경기 초반 손쉽게 경기운영을 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았다.
이청용이 빛나자 기성용도 거들었다. 기성용은 전반 37분 상대 골키퍼의 실책을 틈타 가볍게 추가 골에 성공했다. 일명 주워 먹기에 가까운 골이었으나 공을 끝까지 쫓는 집중력이 없었다면 만들 수 없는 골이었다.
이후에도 이청용은 상대 측면을 쉴 틈 없이 괴롭히며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작은 흠이었지만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공수를 넘나들며 승리에 일조했다.
기성용도 득점 이외에도 날카로운 킥을 앞세워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으면서 세트피스 상황 시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후반에는 수비 쪽에 무게를 두면서 나이에 걸맞지 않게 노련한 경기운영을 했다.
소속팀 FC 서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자아냈던 '쌍龍' 이청용과 기성용이 남아공으로 이끌며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 이제는 일 년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에서 더욱 힘차게 비상할 일만 남았다.
한편, 최근 기성용의 '용'은 떳떳할 용(庸)으로 알려지며 이청용의 '용'과 다른 한자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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