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3:35
자유주제

[취재후기] 엑츠와 함께한 2008-2009 프로농구

기사입력 2009.05.29 00:16 / 기사수정 2009.05.29 00:16

최영준 기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프로농구 2008-2009시즌이 저에게는 바로 소중한 시작이었습니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미디어라는 생소한 세계에서 나름대로 많은 것을 보고 느꼈고, 전혀 저와는 인연이 없었던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 글은 지난 시간 동안 엑스포츠뉴스의 이름으로 했던 저의 기자 활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모쪼록 가벼운 읽을거리로서, 또 이제 막 기자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는 분께는 조금이나마 참고의 지표가 되었으면 합니다.

‘엑스포츠뉴스’를 만나다

처음 ‘엑스포츠뉴스’를 접했을 때의 기억을 여쭤보면 대부분 스포츠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눈에 띄거나, 혹은 이미 활동 중인 분의 추천으로 들어오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달랐습니다.

지난 8월이었습니다. 활동하던 어떤 카페(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에 올려졌던 NBA 관련 글의 링크를 누르는 순간, 저에게 엑스포츠뉴스의 문이 처음 열렸습니다.

글을 다 읽고 나서 처음 접하는 엑츠라는 곳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여기저기 메뉴를 눌러보고, 찾아보면서 이곳이 ‘시민기자’라는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요. 당시 네이버에서 프로농구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던 제게는 ‘한 번 해볼까?’라는 구미가 당겼습니다. 곧바로 가입을 하고 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그대로 몇 개 올렸습니다. 지금에 와서 떠올려보면 정말 기사라고 하기는 너무 민망한 수준이었지만요.

사실 그 때는 내가 올린 글이 바로 기사로 올라간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처음에는 검증을 위해 데스크만 볼 수 있게 몇 개의 글을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일종의 ‘서류전형’과 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아마도 당시에 봤던 규정은 5개의 글을 올렸을 경우 정식 기자로 승급된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다음날 사이트에 가보니 올린 글 중 하나였던 당시 베이징 올림픽 여자농구에 대한 감상평이 떡하니 메인을 차지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후 이 팀장님과 메일을 주고 받고, 전화 연락을 통해 활동에 대한 대략적인 어드바이스도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직 일정이 남아있었던 올림픽 여자농구의 남은 경기도 취재를 맡아 기사를 쓰게 되었지요. 들뜬 기분이 정말 고심하며 기사를 썼고, 미흡하나마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오르는 기쁨 또한 누리게 되었습니다.

올림픽 농구가 마무리된 후, 온라인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나눴던 이 팀장님과 처음으로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정식 기자로의 승급, 그리고 제 명함과 기자증까지 발급을 받게 되며 그간 조금도 인연이 없다고 여겼던 ‘기자’라는 세계로의 첫 발을 막 내딛게 된 것이었습니다.

첫 현장 취재, 그리고…

저의 첫 현장 취재는 ‘2008 KBL 2군선수 드래프트’였습니다. 당시는 명함을 받지도 않은 상태, 그럼에도 저는 혼자서 KBL 센터로 취재를 나가는 상황이 일어나게 됐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우스운 기억입니다만, 그때는 정말 어찌나 당황했던지 인사조차 제대로 못하고 구석에서 지명 과정만 지켜보고 바로 집으로 되돌아왔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명함이 생기고 각 구단의 연습 경기 취재를 다니게 되면서 이런 어색함은 차차 해소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쉽지는 않으나마 선배 기자를 뵈면 인사를 하게 되었고, 구단 관계자와 간단한 대화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지요. 몇 차례의 인터뷰와 연습 경기 리뷰 기사를 통해 기사를 쓰는 일에도 조금씩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2008-2009 프로농구 정규시즌, 처음으로 기자석에 들어서게 되며 생경한 것도 많았지만 어느 정도는 선배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하나둘 깨우쳐갔습니다. 상보와 경기 종료 후 인터뷰 기사를 쓰는 데 익숙해지면서 괜한 혼자만의 경쟁 심리에 모든 언론사 중 상보의 속도로 1등을 차지하고자 애썼던 기억도 있네요.

올스타전의 불미스러운 기억도 있었지요. 저 자신도 제대로 취재 일정을 준수하지 못하고 펑크를 냈던 일이 수 차례 있었고요. 또 플레이오프로 접어들면서 난생 처음 지방 취재를 가보기도 했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체육관만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저에게 전주, 창원 원정 취재는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새롭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즐거운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농구를 마음껏 보고 다니고 동경하던 선수와 직접 대면을 하게 됐으며, 이외에도 여러 사람을 알게 됐습니다. 또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인정을 받는다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나의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고 또 그것을 기억해준다는 점, 이것이 기자 생활을 지속해나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제는 시즌이 모두 끝나고 저는 잠시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프로농구 시즌이 이어졌던 지난 6개월 동안 엑츠도 많은 것이 변화했고, 저 역시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서두에도 밝혔듯이,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요. 일단 반은 나아갔으니 나머지 반을 더 나아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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