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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난 선발체질이야

기사입력 2005.07.10 10:14 / 기사수정 2005.07.10 10:14

김두용 기자
 


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 허용


콜로라도 로키스의 김병현(26)이 9일(한국시간)에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팀이 2-6로 뒤진 6회초 1사 2,3루에서 3번째 투수로 등장했다. 11일 선발예정경기가 취소됨에 따라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클린트 허들 감독은 왼손타자가 잇따라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김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콜로라도의 2번째 투수 바비 셰이가 브라이언 자일스에게 볼 2개를 내줘 볼카운트가 0-2인 상황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은 김병현은 볼 2개를 연속해서 던져 자일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만루의 상황에서 다음타자 라이언 클레스코에게 2구째를 던지다 만루홈런을 맞았다. 지난 4월 1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마이클 터커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한 이후로 올 시즌 2번째로 허용한 만루홈런이다.


홈런을 맞은 이후 김병현은 마크 스위니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고 다시 라몬 에르난데스에게 볼넷, 션 버로스에게 안타를 맞아 다시 2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카릴 그린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겨우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7회는 안정을 찾아 3자범퇴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⅔이닝 1실점(2안타 1볼넷) 삼진 2개로 방어율은 5.46을 기록했다. 자일스에게 내준 볼넷은 셰이의 것으로 인정되므로 만루홈런 중 3점은 앞선 투수의 자책점이 되어서 다행히 1자책점만 기록되어 방어율을 예전의 5.46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선발 2승4패 방어율 4.29, 불펜 0승3패 방어율 7.65


올 시즌 김병현은 확실히 불펜보다는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좋은 투구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이 선발체질이고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기록으로 통해 나타내고 있다.


김병현은 올 시즌 총 8경기 선발로 출전해 2승 4패 방어율 4.29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불펜에서 구원투수로 등판 했을때는 18경기에서 0승 3패로 방어율 7.65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선발투수는 3~4점대 방어율을 가진다면 어느 정도 자기 몫을 다한 선발투수로 인정을 해준다. 그러나 구원투수가 3~4점대 방어율을 가지고 있으면 좋지 못한 방어율로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때문에 김병현의 불펜 방어율 7.65은 마이너리그행 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방어율이나 모든 기록으로 봐서 김병현은 불펜보다는 선발투수로서 더 활용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선발투수로서 가능성


김병현은 보스턴시절 때 잠깐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점쳐 보면서 선발투수로 여러 차례 기용된 적이 있다. 그 때 김병현은 선발투수가 매력적이고 마무리나 불펜보다는 컨디션 조절에 유리하고 안정적이다 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비록 타자를 요리하는 방법은 확연하게 틀리지만 자신은 스스로 그때부터 선발투수가 되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그러나 보스턴에는 투수진이 좋아 김병현이 낄만한 자리가 없었다. 그러나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 홈구장이고 투수진이 허약한 지금 콜로라도 로키스에서는 선발로서 낄 자리가 충분이 있다.


김병현의 최근 홈에서 선발로 등판한 여섯 경기에서 2승 1패 2.41이라는 놀라운 방어율을 기록했다.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에서 선발투수로서 2점대 방어율은 팀의 어느 선발투수 보다 좋은 것이고 그만큼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5일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동안 볼넷 없이 무실점의 좋은 피칭으로 보인 것으로 보아 점점 더 선발자리에 익숙해가는 것을 보여주었다.


콜로라도 구단은 김병현의 선발 자리를 만들기 위해 올스타전 이후에는 일단 부진한 선발인 좌완 조 케네디를 불펜으로 돌리고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8월 1일(한국시간) 이전까지 케네디나 부상에서 복귀 후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숀 차콘을 다른 팀으로 보내는 데 전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김병현이 앞으로 계속해서 선발로서 이런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보스턴이 김병현의 연봉의 대부분을 지불하고 있어 효율 대 비용이 높은 김병현을 계속해서 안 쓸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김병현이 선발로 계속해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그렇다면 선발투수로서 과연 김병현은 자질이 있는 것이며 또한 가능성이 충분한 것인가? 


비록 김병현의 공의 구속이 예전의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위로 솟아오르는 슬라이드는 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85~88마일의 직구 구속과 체인지업, 슬라이드, 싱커, 커브 등의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히 구사한다면 선발로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볼의 제구력이 우선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 내에서 이다. 김병현이 선발투수로서 키워야할 과제는 볼의 제구력 문제를 제외하고 많다. 투구수의 한계 극복, 언더핸드의 단점인 느린 투구모션 개선, 투구안배를 위한 적절한 힘조절 그리고 상황과 타순에 맞춰서 타자를 요리하는 방법 등이 있다.


김병현으로서 아직은 선발투수로서 커리어와 경험 면에서 부족하여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박찬호처럼 제구력위주의 투수로서 제구력이 뒷받침 되고 변화구의 날카로움을 다시 찾는다면 충분히 선발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에 좋은 투구내용으로 팀의 한 선발투수로서 완전히 자리매김하는 김병현을 기대본다.    










 



김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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