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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16년간 내조의 대왕, '달인' LG 김정민

기사입력 2009.05.12 02:19 / 기사수정 2009.05.12 02:19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언제나 2인자였다. 

하지만,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었다. 팀의 간판은 아니었지만, 늘 LG를 생각하는 마음엔 변함이 없었고 LG를 사랑하는 마음에 있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바로 늘 한결같이 LG의 안방마님으로서 궃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이 맡은바에 최선을 다하는 포수 김정민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단 한번도 1인자로 등극하지 못했다. 90년대에는 김동수에게, 2000년대에는 조인성에게 밀려 늘 백업포수로서 안방 살림을 지원했다. 뛰어난 투수리드력과 수비력으로 정평이 나며 다른 팀들에게 늘 러브콜을 받았지만 그는 ‘선산을 지키는 소나무‘ 처럼 늘 LG의 곁에 남았다. 횟수로 LG에 머무른 기간은 17년. 하지만, 코치 연수로 2007년을 쉰 김정민은 정확히 16년간 LG의 안방을 지켜온 '달인'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006년 9월, 김정민은 서용빈과 함께 잠실 홈 그라운드에서 명예로운 은퇴식을 갖게 되었다. 사실 이날도 김정민 보다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잡은 서용빈에게 더 큰 찬사가 보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은퇴식을 한 후에도 역시 영원한 LG맨으로 남기 위해 코치 연수 프로그램으로 1년간 구단 프런트 생활을 하게 되었다. 연수 중 현재 LG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이범준을 직접 발굴하기도 하며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늘 노력했다. 하지만, 김정민은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하자 주저 없이 다시 마스크를 쓰기 위해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역시나 백업포수로서 자신의 소명을 다하였다.

김정민은 1970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정확히 40세다. 1993년 데뷔 이후 줄곧 LG만을 위해 뛴 김정민은 LG선수들 중 최연장자 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려 노력하고 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듯이 나이로 인한 체력저하 문제는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기는 하지만, 그의 농익은 투수리드력과 상대타자를 간파하는 노림수는 더욱더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한 김정민이 4월부터 김재박 감독이 천명하고 주창해온 ‘5월의 대반격’의 1등 공신이 되며 재조명 받고 있다. 주전 포수인 조인성이 팔꿈치 통증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김정민이 포수 마스크를 쓰게 되었다. 4월에도 간간이 조인성의 체력 안배차원에서 종종 포수마스크를 쓰기는 했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주전 안방마님으로서 출전한 시점이 LG가 8연승을 질주하며 고도의 상승세를 탄 시점부터이다.

이미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봉중근의 전담포수로서 활약하고 있는 김정민은 주전 포수인 조인성과 비교하여 과감한 '몸쪽 승부'를 할 줄 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고 있다. 상대 타자가 직구를 잔뜩 노리고 있을 시엔 느린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변화구 타이밍엔 과감한 직구 승부로 타자들의 얼을 빼놓기도 한다.

8연승 기간 동안 김재박 감독을 포함한 모든 투수들이 김정민을 으뜸으로 치켜세우며 공을 그에게 돌리고 있다. 봉중근의 전담포수 답게 봉중근이 원하는, 그리고 가장 자신있는 승부구로 상대타선을 압도했으며 심수창에게는 특유의 완급조절능력으로 상대 타선을 범타로 만들기도 했다. 노장 투수인 최원호에게는 그의 주특기인 ‘팔색구’로서 상대타선을 요리했다. 그리고 젊은 투수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주며 그들이 던질 수 있는 100%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현재 김정민의 타율은 33타수 7안타로 0.212를 기록하고 있다. 타격측면에서는 물론 아쉬운 면이 크지만, 그러한 아쉬움은 투수리드력 측면에서 충분히 상쇄시키고 있다.

5월 성적 8승 1패로 단독 2위까지 올라선 LG 트윈스. 이제는 선두 SK와의 3연전을 앞두고 있다. LG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고 이미 4월에 벌인 SK와의 3연전에서 2승 1무로 우위에 섰다는 점에서도 사기가 충천해있다.

SK에는 제2회 WBC를 준우승으로 이끈 ‘SK의 여우’인 안방마님 박경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정민이 박경완처럼 화려한 선수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묵묵히 그리고 성실히 선수생활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높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

과연, LG의 '무한질주‘ 상승세를 이끈 장본인인 김정민이 한국 최고의 포수인 박경완과 어떠한 노림수로 맞대결하여 상대 타선을 제압하며 자웅을 겨룰 수 있을까? 이번 3연전에서의 김정민과 박경완의 승부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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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김정민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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