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4 14:55 / 기사수정 2009.05.04 14:55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심판들도 헷갈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이 두 팀은 같이 서울을 연고로 쓰는 서울의 라이벌로서 맞붙을 때마다 항상 주목을 받아왔다. 두 팀의 팬 또한 충성도가 높기로 소문나 있어서 LG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대게 두산은 싫어하고, 두산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LG는 싫어한다.
두 팀의 응원전 또한 열광적이기로 유명해서 LG가 홈으로 쓰든, 두산이 홈으로 쓰든 간에 항상 시끄럽게 맞불 작전을 놓으며 자신의 팀을 연호하기 위해 소리친다.
이러한 열기는 심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이다. 지난 4월 10~12일에 벌어졌던 LG와 두산의 3연전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특이한 사건이 벌어졌다. 4월 11일 LG와 두산과의 시즌 2차전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다소 큰 점수 차로 끌려가던 LG의 6회 말 공격이었다. 마운드에는 두산의 선발투수 김상현이, 타석엔 박병호가 들어섰다. 초구는 볼이었다. 2구째는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며 볼 카운트 1-1. 3구째는 볼이 들어왔고 4구째는 박병호가 좌측 큰 파울타구를 쳐내며 볼 카운트가 2-2가 되었다. 큰 파울타구를 치고 잠시 숨을 골라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 5구째도 볼을 골라 2-3 풀 카운트가 되었다.
운명의 6구. 역시 볼이 들어왔다. 박병호의 탁월한 선구안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게 어떻게 된 순간인가? 분명히 볼넷이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움직이지 않았다. 심판 또한 몰랐다. 투수인 김상현도 몰랐고 LG와 두산의 덕아웃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1루 LG 쪽 관중석과 3루 두산 관중석에서 연방 내뿜는 열광적인 엠프와 응원소리들로 인해 심판을 포함한 양팀 선수단과 벤치의 눈과 귀를 멀게 한 것이었다. 평생 볼까 말까 한 진기한 장면이었다. 결국, 박병호는 7구째 볼도 골라내며 1루로 출루했다. 4볼로 출루한 것이 아니라 5볼로 출루한 것이었다. 이러한 보기 드문 진귀한 장면이 나온 연유는 바로 양팀의 경쟁적인 응원소리가 심판들마저도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이번 LG와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이렇게까지 진귀한 장면이 나올 확률은 낮겠지만, 과연 또 어떠한 에피소드가 발생할지 기대된다.
[사진=(C) 박병호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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