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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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 다이어리] 떠남과 만남, 그 사이에서

기사입력 2009.04.30 22:13 / 기사수정 2009.04.30 22:13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31일 오후 KBL 팬들은 충격이라면 충격적일 소식을 들었습니다.

KT&G의 주희정과 SK의 김태술, 김종학의 1:2 맞트레이드가 되었다는 소식이었죠. 그 하나의 기사가 뜨자마자 사람들은 댓글을 달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고, 농구와 관련된 사이트에서는 수십 개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트레이드 소식은 주희정과 김태술이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는 이야기에 자연스레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한번쯤은 상상할 수 있었던 소식이 아닌,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KT&G의 팬들이 아닌 다른 구단의 팬들이라도 알고 있을 만큼, KT&G라는 울타리 안의 주희정이라는 이름의 영향력은 꽤 컸습니다. 'KT&G' 하면 '주희정'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많고요. SK의 김태술 또한 팀에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요. 누가 더 영향력이 크다고 말하기 이전에, 두 팀의 이 선수들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맞트레이드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난 후에 팬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어떤 구단이 더 득이 많고 실이 많다는 등, 어떤 이유로  맞트레이드를 했느냐는 등으로 충분히 화젯거리가 되었죠. 그 후에 몇 개의 기사가 더 뜨긴 했지만, 자세한 속내를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당사자들과, 그 주위의 몇 사람들만 알고 있을 것입니다. 

주희정은 이 소식이 알려지고 다른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한 것'이라고 말했고, 김태술은 '섭섭하지만 이런 게 프로가 아니겠느냐'라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유와 그 과정이 어찌됐든 이 두 선수는 이제 팀을 바꿔야 하고, 유니폼을 바꿔 입어야 합니다.

KT&G의 팬들은 이 소식에 당혹스러워하기도 했고, 놀라워하기도 했으며, 구단에 원망의 소리를 내놓는 등의 반응입니다. SK의 팬들 또한 반기거나, 반대로 그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요. 어찌 보면 두 팀의 팬들 다 비슷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이 트레이드는 꽤 충격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이제 이들은 다음 시즌부터는 다른 팀의 엠블럼을 왼쪽 가슴에 달고 뛰어야 합니다. 팬들에겐 서로 적이었다고 생각한 선수가, 내 팀의 선수가 된 셈입니다. 이적이라는 것은 항상 팬들을 갑작스럽게 만들고, 때로는 그 당사자인 선수들을 섭섭하게 합니다. 합의로 이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적 또한 프로 세계엔 너무나 많으니까요.

트레이드의 효력은 6월 1일부터 나타납니다. 그전까지의 시간 안에, 두 팀의 팬들은 선수들을 떠나보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물론 그 선수의 팬들은 선수가 팀을 떠나도 같이 따라가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팬들은 적어도 코트 안에서는 그럴 수 없기에 헤어짐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일 수도 있고 그 옆의 새로운 자리일 수도 있는 곳에 새로 오는 선수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고요.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고들 합니다. 프로 세계 또한 그런 것인지, 두 팀의 팬들은 선수를 잃은 대신 다른 선수를 얻었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이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건 아마도 그 두 선수가 팀에 보탬이 되었던 의미들이 꽤 컸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서로 이해해왔던 선수와 팬들은, 곧 헤어짐을 겪고 다시 새롭게 만납니다. 떠남과 만남이라는 이 이야기가 반복되는 셈입니다. 그 사이에서, 팬들은 팀의 앞날을 생각하고 선수들을 생각합니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팬들은 갑작스러운 이 헤어짐과 만남 사이에서 팀을 바라보고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근심과 걱정, 기대와 희망 등의 수십 가지 감정으로요.

이제 조금 있으면 KBL 시상식이 열립니다. 선수들이 그 소속팀에서 머무르며 변한 게 없는 것처럼 팬들을 맞이할 수 있는, 그날이 말입니다.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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