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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완소그대 ②] 공포의 2번 타자, 황재균 편

기사입력 2009.04.29 12:32 / 기사수정 2009.04.29 12:32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신데렐라’는 동화 속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한 인물이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 쓰는 상징적인 단어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작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타자가 타격에 눈을 뜨면서 연일 맹타를 퍼부을 때 그 선수를 향하여 ‘그라운드의 신데렐라가 되었다’고 표현한다.

히어로즈 ‘완소그대’들 중에도 이러한 ‘신데렐라’가 있다. 바로 올해부터 주전 붙박이 3루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는 황재균(22)이 그 대상이다. 김시진 감독이 ‘포스트 정성훈’으로 지목한 그는 개막전 이후 17경기 연속안타 기록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타율 0.405, 30안타(4홈런), 11타점, 6도루를 기록하며 괄목상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년간의 무명생활 끝에 얻은 붙박이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한 황재균. 벌써부터 팬들은 그에게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이라는 애칭까지 붙여주며 팀의 신데렐라로 등장한 그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고 있다.

2번 타자의 의미

사실 많은 사람들은 팀 내 타율 1위인 황재균을 왜 2번 타순에 놓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들은 ‘황재균 정도면 3번에서 팀 공격의 중심을 이끌어도 좋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현장에 있는 코칭스태프나 김시진 감독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오히려 ‘황재균이 2번에 있을 때 우리 팀의 득점 공식이 만들어진다’며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를 계속 테이블 세터로 기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전통적인 2번 타자는 출루한 1번 타자를 어떻게든 2루로 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김영덕 전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 감독은 “가장 잘 치는 타자를 2번으로 배치해야 한다. 1번 타자가 출루할 경우 가장 잘 치는 2번 타자가 안타를 기록하면 아웃 카운트 하나 버리지 않고서도 무사 1, 3루를 만들 수 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왜 버리는가”고 하여 기존 2번 타자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바 있다. 그래서 당시 빙그레 이글스의 교타자였던 이강돈(현 청주고 감독)을 2번으로 배치하여 짭짤한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 황재균은 타 팀 경계대상 1호인 ‘공포의 2번 타자’다.

지금 김시진 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점이다. ‘가장 잘 치는 타자’를 2번으로 배치하여 득점력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황재균 뒤에는 클락과 브룸바라는, 한 방 있는 외국인 타자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시진 감독은 “황재균이 아직 어려 중심 타선을 맡기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며 경험만 쌓을 경우 언제든지 팀의 중심 타자로 키울 생각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어쨌든 황재균은 ‘오른손의 이강돈’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신데렐라’에서 ‘팀의 중심’으로

현재 히어로즈의 내야진 평균 연령은 24.5세로 상당히 젊다. 30대 선수도 2루수 김일경(31) 한 사람 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핫코너’의 주인, 황재균이 있다. 지난 26일 SK전을 끝으로 연속안타 행진 기록은 중단됐지만, 28일 삼성전에서 다시 3안타를 몰아치며 여전히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그는 ‘신데렐라’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은 잘 했으나 예전에는 그저그런 선수’였다는 평가가 그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시즌 초반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포함하여 무난한 3루 수비 능력을 시즌 내내 이어간다면 3루 부문 골든글러브 주인 자리를 넘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

‘오른손의 이강돈’, 공포의 2번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히어로즈 완소그대’ 황재균. ‘신데렐라’에서 ‘팀의 중심’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본다.

[사진 = 황재균 (C) 히어로즈 구단 제공]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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