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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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스타칼럼] 메카닉 퍼즐③ 팩토리의 세 악당

기사입력 2009.04.28 15:23 / 기사수정 2009.04.28 15:23

김정근 기자

이 시리즈는 TvsZ에서 테란이 고착되었던 1배럭 더블 바이오닉 운영싸움에서 탈피하고 선가스 체제를 통해 메카닉을 위시한 다채로운 심리전을 걸게 된 계기를 짚어본 글이다. 시작은 인크루트 스타리그 4강 정명훈vs김준영 경기였다. 이후 메카닉 빌드와 선테크 빌드가 다양한 형태로 퍼졌으며 [2해처리 다지선다 체제]를 바탕으로 테란을 잠시 수세로 몰아넣었던 저그가 전략 트렌드에서 또 다시 수세에 몰리는 계기가 되었다.

글 각각의 시점이 해당사건의 시간대에 맞춰져 있다는걸 유념해 주시길 바란다.

이 시리즈는 더 큰 시리즈 [테란 퍼즐]의 도입부에 해당하며 현재 사건이 일어나게 된 최근의 전개를 풀이하고 있으므로 3편을 동시에 엮어서 내게 되었다..[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1)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 2) 신희승의  문제제기|  3) 팩토리의 세 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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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31 {막힌 둑이 터진듯한 기세를 타며 메카닉이 또 하나의 정석으로 대두될 시기에, 팩토리 체제 자체를 논한 글입니다.}

1.팩토의 세 악당


대 토스]

벌쳐- 일꾼 테러용, 정찰용, 하이템플러 사냥, 탱크 가시는 길 확보, 타이밍러쉬의 몸빵(블러킹 용도의 맷집), 마인 배설하는 기계.

탱크- 우방, 조이기, 화력의 중심, 진격의 타이머.

골리앗- 대 캐리어, 아비터 견제, 셔틀 방어, 옵저버 사냥, 업글&물량 우위 시 양산체제로 굳히기 용.

대 저그]


벌쳐- 일꾼 테러용, 정찰용, 초반 저글링 학살, 성큰 강제, 디파 사냥,  마인 싸는 기계

탱크-  우방, 조이기, 성큰 해체, 안티 히드라, 진격보조.

골리앗- 안티 뮤탈, 오버로드 쫓아내기, 체제 완충재, 모이면 깡패.

참 좋지요?

 

팩토리가 나름 상위테크인데,  테란은 직렬테크의 간편성에 더해서 팩토리가 배럭을 대신하는 해처리나 게이트 같은 주력 기본유닛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저그전에서도 과거엔 이 체제가 안정적으로 되리라고 생각은 못했습니다만…

원벌처 커맨드, 최씨의 발리앗 특히 신씨의 벌리앗 이후로 팩토리(이하 팩)도 생산운영의 일반화 범주에 들어가는 인상입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지금의 대 저그 메카닉 테란은 다수 팩토리에서의 병력생산으로 운영상의 맞춰기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탱크야 원래 악마니까 넘어가고가 아니라 탱크는 대 토스나 대 저그나 진격의 키가 되는 유닛입니다. 다만, 토스전보단 저그전에서 탱크 수의 의존도가 낮습니다. 테란이  뮤탈을 염두에 두고 구성하는 다수 골리앗에 대해 저그는 상성 유닛이나 대량학살 스플레쉬 병기가 없는 관계로 주력으로 양산해도 되는 타이밍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역시 토스전과 마찬가지로 수비형 테란의 반 땅 가르기/우주방어 싸움의 핵심으로도 쓰인 경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새 다시 한 번 성능을 증명하면서 주가를 올리는 마인 까는 기계, 벌처. 다수 팩토리 생산 체제로 병력 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벌처가 미네랄만 먹기(75원) 때문입니다. 메카닉 운영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승기를 불러오는 유닛이자 역전의 발판이 되는 유닛이지요.

벌쳐에 드론 털리는 저그를 보니 5년 전 토스가 생각나는 게… (안구에 그냥 습기가)

벌쳐보다 상큼한 마인 은 딱히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초반 저글링/히드라 기동 억제·골리앗의 오버로드 몰아내기 후 저그의 동선 제한·시야 확보·마인 대-_-박· 블록용 맷집 그리고 하이브 울링가는 저그의 악몽. 

현재 저그의 메카닉에 대한 약세는 벌쳐와 마인 대처를 못하는 탓이 8할이라 봅니다. 그 말인 즉, 토스가 드라군 드라이빙과 심시티로 그랬듯이 저그도 벌쳐에 내성이 생겨야 메카닉 상대하기가 편해진다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은근히 핵심인 골리앗, 업글 튼실한 다수가 쌓이면 깡패입니다? 저그 유닛 중에 하이브 가기 전엔 딱히 천적이 없습니다? 골리앗은 원래부터 어정쩡하게 좋은 장거리 병기입니다.

자원을 바탕으로 한 업글빨과 숫자빨로 인해 어정쩡함이 만능이란 장점으로 승화하고 레어에서의 체제변환 기술(뮤탈/럴커)에 대해 마린 이상의 훌륭한 완충재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오버로드 뭉치기 뮤짤' 이후에 마린의 완충능력이 떨어지면서 골럇의 무지막지한 사거리와 든든한 피통이 테란의 선구자들에게 주목을 받은 것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발리앗이나 벌리앗을 보시면 알겠지만 진격-타이밍러쉬/조이기의 중심이 되는 건 다수 골리앗입니다. 벌쳐-탱크론 뮤탈 때문에 진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히드라 다수 체제면 탱크를 그에 맞춰 추가하거나 성큰 방어라인을 조이기로 압박할 때 1~3기 섞는 용도로 쓰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다수 뮤탈체제를 억누르는 발키리등·레이스·드랍쉽·베슬의 스타포트 지원 유닛도 2/2업을 위한 테크트리 순서상  생각해 볼 카드입니다. 메카닉을 인상 짓는 개성 중 하나인 아머리 업글빨로 나오는 화력을 제2가스 멀티 위치에 따라 당기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2. 팩토리 체제에 대처하는 저그의 자세

이제는 저그라도 원벌쳐에 테란의 앞마당을 허용하고 또 팩이 다수 건설되면서 벌쳐가 때로는 발키리가 기동성을 보완해주기에 메카닉과 힘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더는 체제변환 한번으로 단번에 손목을 꺾거나 다수 뮤탈로 농락하며 편하게 게임을 하긴 어려워졌습니다.

저그가 라바를 이용해서 메카닉을 다시 딜레마에 빠뜨리게 된다면 메카닉의 위력은 자연스레 죽겠습니다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테란은 느린 종족이고 메카닉은 바이오닉 보다 기동성이 더 느립니다. 팩토리 병력은 화력은 막강해도 한번 괴멸되면 복구가 어렵습니다. 저그가 3햇과 벌쳐용 햇-챔버-히드라덴 심시티 방어 후 멀티+의 부유한 시작 체제를 갖춘다면 탱크의존도가 더 강해지기도 하고요. 운영싸움의 답은 결국 저그스럽게 나오리라 봅니다. 역뮤탈의 타이밍·폭탄드랍·빈집·다수멀티·회전력 차를 이용한 갉아먹기. (혹은 하이브 난전구도 유도) 네, 그런 것들 말입니다.

부유한 체제에서 이어지는 업 히드라 중심의 안티벌쳐 맵 장악 운영은 생각해 볼 요소입니다.

저그가 팩토리에 생산되는 유닛을 조절시켜줘야 됩니다. 팩토리가 좀 더 다수로 늘었다 해도, 결국 팩이 가진 둔중한 생산력의 한계를 인식해야 합니다. 초기 팩은 2팩뿐이고 앞마당만 돌아가면 많아 봤자 5팩입니다. 그 중에 에드온 다는 건 2팩 정도입니다.  그 안에서만 각각의 역할 분담이 분명하고 마린보다 빌드타임이 길고 비싼 세 유닛을 골라 골라 생산해야 합니다.

히드라가 다수라면 진격과 멀티확보에 다수탱크는 필수고 골리앗 생산은 필연적으로 줍니다. 탱크를 쌓아가면 역뮤탈로 끊어주면서 진격과 멀티 타이밍을 늦추고 뮤탈에 대응하기 위해선 골리앗을 다수 뽑으면 히드라를 늘립니다.

이 리듬을 한 박자씩 테란보다 빠르게 이어나간 후엔 맵을 장악하고 있는 건 저그일 겁니다. 그러니 부유한 3해처리 챔버 심시티 후 +1의 멀티와 오버로드 분산 배치의 전개구도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레어 직후 스파이어를 간다면, 한정된 팩에서 골리앗과 사업을 강제하고 터렛을 짓게 하고 정찰하기 위한 용도로 충분합니다. 테란이 째지 않는다면, 늘 반복하듯이 뮤짤 컨으로 피해를 벌리려고 집착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팩토리 체제를 운영의 상대로 인정하고 토스가 메카닉을 상대했던 운영 흐름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벌처는 단독으로 주력을 괴멸시키거나 건물을 파괴하고 장악할 수 있는 유닛이 아닙니다. 더해서 저그를 상대론 속 편하게 벌쳐-탱크만으로 진군할 수 없습니다.

 3. 벌쳐클럽 vs 안티벌쳐클럽

과거부터 테란 유저들은 저그전에 승률이 훨씬 더 나오면서도 게임을 하기는 테플전이 더 편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습니다. 메카닉은 바이오닉보단 조작이 편하고 게임을 매크로 식으로 크게 크게 이끌기 편하고 생산/컨트롤에서 요구되는 난이도가 더 작기 때문입니다. 최근 메카닉이 테란 유저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뮤짤 막기 참 쉽다는 것에 대해) 그래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손은 약간 딸려도 머리는 좋은 테란에게도 좋은 대안인 것 같습니다. 최씨의 발리앗은 원겟 토스 맞춰가기 식의 아슬아슬함도 있던 반면, 신씨 벌리앗 이후론 테저전 메카닉이 테플전 메카닉의 개념에 더 가깝게 변해가는 듯 싶습니다. 박성균 같은 몇몇 테란들의 저테전 메카닉이 본인의 테플전 메카닉과 유사한 마인드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메카닉이 주는 부가적인 장점은 세 가지가 더 있습니다.

(1).카드와 카드의 연계가 주는 시너지= 빌드조립의 다양화. 저테전 메카의 안정화는 그대로 입구 막기에서 이어지는 다른 꼼수나 선테크 테란 카드에 힘을 실어 줍니다. 발리앗은 3해처리에 강하고 벌리앗은 2해처리에 강합니다. 한동안 저그가 벌리앗에 고생했던 건 메카닉 유행의 시발이 된 발리앗이 3해처리에 좋은 상성을 보여서 2해처리로 대처한 게 굳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3해처리로 벌리앗을 막는 게 불가능한 게 아닌 만큼 3해처리로 두 가지를 범용성 있게 대처해도 되지만, 3해처리에 투스타 레이스에는 어떨까요? 고전 2팩의 빠른 다수 속업벌쳐 찌르기로 타이밍을 속일 수도 있습니다. (이건 보면 당하면 안되지만) 전진 8배럭 벙커링에서 메카로 연계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데스티네이션 같은 경우엔 본진에서 바깥으로 내리고 마린으로 압박하고 본진으로 다시 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압박인 건, 테란이 저그를 오랫동안 누르고 있는 원배럭 커맨드에 현재 가장 강한 카드라고 평가받는 2해처리 빠른 뮤짤이 벌리앗에 신통치 않다는 사실입니다.

(2). 맵의 시너지= 바이오닉을 기준으로 테저에서 저그에게 힘을 실어준 맵의 요소를 테란에게 되려 유리하게 만들거나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넓은 입구는 벌쳐방어를 힘들게 하고 뮤짤을 위한 언덕/공백 지형은 사업골리앗이 커버하고 가까운 동선의 제2 가스멀티는 메카의 업글/물량의 화력을 손쉽게 높여주며 협곡류의 좁은지형은 메카병력이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전장이 됩니다. 비잔티움2나 메두사에서 메카닉이 자주 쓰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연습환경의 시너지= TvsZ에서 배럭/팩 운영의 선택권이 테란에게 있으므로 테란은 한 경기에 앞서 크게 바이오닉과 메카닉을 하나 정해서 연습하지만 상대하는 저그는 전혀 상이한 바이오닉/메카닉의 양 체제를 모두 염두에 두고 운영 연습을 해야 합니다. 테플의 메카닉 운영과 테저의 메카닉 운영 요소가 점점 닮아가는 양상 상, 이는 테란에게 득이 되는 점입니다.

숙제는 끝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그는 팩토리 운영이라는 모서리를 더 이상 안정화가 되지 못하도록 가능한 한 빠르게 누르는 것이 초약세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최우선 과제입니다.

저그의 때늦은 안티벌쳐클럽 가입을 축하하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벌쳐 참 좋지요?



[메카닉 퍼즐을 마치면서]

맵별 양상과 최연성·신희승 외에 다른 메카닉테란 개척자를 일일이 논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메카닉 퍼즐은 이것으로 마칩니다.

"메카닉은 프로토스에게나 쓰라"고 일갈했던 저그들에겐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이겠지만 메카닉의 힘은 이후로 점점 약해졌지만 완벽하게 폐기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대안적인 정석 선택의 범주이자 테란의 심리전 폭을 넓히며 바이오닉 운영이 힘든 맵에선 메카닉 체제로 활로를 찾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선 테크, 그러니까 팩토리/스타포트를 갖추고서 빌드 전개를 시작한다는 최연성의 상상력은 새로운 방향의 빌드 진화를 촉진시켰습니다. 풍족한 자원+빠른 테크+배럭 안정성+탄탄한 업글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어찌 보면 황당한 체제인 메카오닉이 그것입니다.

'09-04-23 서바이버 토너먼트 김동주vs이제동in비잔티움3' 그리고 '09-04-27 프로리그 염보성vs마재윤in단장의능선' 경기에서의 테란의 승리도 메카오닉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넘기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글] 엑스포츠뉴스 김정근 기자 [사진] KESPA, 온게임넷 중계화면 [위클리엑츠] 2009년 4월 28일 통산 4호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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