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30년 가까이 쓰던 이름을 바꾸는 것. 그게 예명이라 하더라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다.
지금은 배우 손지현으로 불리지만, 몇 달 전까지는 남지현이었다. 포미닛과 작별하고 연기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오랫동안 고민했다. 작명소를 두 곳이나 가고도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지 못해 1년이나 걸렸다. 장고 끝에 어머니의 성을 붙여 새로운 이름을 찾았다.
'포미닛 남지현'이 잊히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을까. 손지현은 "그걸 바랐다"고 말했다.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알고 계신 분들은 알고 계시고, 모르는 분들은 연기자로 봐주시길 바랐어요. 연기자로서는 신인이고 못 보여드린 것이 많은데,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데 있어서 편견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각오를 새롭게 한다는 의미도 있었어요."
TV조선 드라마 '대군'은 손지현으로 처음 만난 작품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손지현은 "벅차고 얼떨떨했다. 첫 작품인데 오프닝에 이름도 나왔다. 동료 배우들,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분들, 모두 관계자분들께 정말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첫 사극은 힘들었지만, 루시개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만나 즐거운 작업이었다. 조선인과 여진족 사이에서 나 생존만을 목표로 늑대 소녀처럼 자라난 설정이었기 때문에 손지현에게 많은 해석의 자유가 주어졌다. 걱정보다는 잘 만들어내고 싶은 기대감이 컸단다.
손지현은 "작가님께서 이런 남자 캐릭터는 있었지만 여자 캐릭터는 없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자유롭게 하라고 해주셔서 고마웠다"며 "영화 '늑대 소년'을 참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말을 어눌하게 하는 것이나 눈치 없이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루시개의 성격 때문에 극 중 코믹을 담당했다. "제 안에 개그 본능이 있더라고요. 재밌게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났어요. 하지만 웃겨야한다는 부담은 없었고, 루시개를 진지하게 소화하면 웃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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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