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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싱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사나이, 니콜라 지기치

기사입력 2009.04.13 22:27 / 기사수정 2009.04.13 22:27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올 시즌 골이 많이 터지고 있는 스페인 라 리가에서 유독 하반기에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최근 8경기 11골의 몰아치기를 보여주고 있는 세비야의 프레데릭 카누테와 자신의 친정팀인 라싱 산탄데르(이하 라싱)로 돌아가 12경기 10골을 기록하고 있는 니콜라 지기치가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지기치의 경우 2시즌 동안 발렌시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선수이기에 지금의 활약이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발렌시아에 있기엔 너무 느린 지기치

발렌시아는 2007-2008시즌을 앞두고 라싱에서 지기치를 2000만 유로에 영입했다. 2006-2007시즌은 지기치의 라 리가 데뷔 시즌이었지만 리그에서 11골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기에 발렌시아에서도 활약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기치는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시즌 도중 로날드 쿠만이 감독에 선임되면서 발렌시아에서 지기치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 갔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발렌시아가 쿠만을 경질하고 우나이 에메리 감독을 선임할 때만 해도 지기치에게 기회가 한번 더 오는 듯 했다. 에메리 감독이 알메리아를 이끌던 당시 비슷한 타깃형의 포워드인 알바로 네그레도를 중시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네그레도와 지기치, 알메리아와 발렌시아 사이에는 속도라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에메리 감독은 시즌 초부터 22명만이 발렌시아에 필요하며 포워드는 3명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지기치는 그 22명에 포함되지 못했다.

간간이 코파 델 레이에 출장하면서 감각을 유지했지만 예전 라싱에서 보여주던 지기치의 움직임이 아니었다. 골 결정력이 좋은 선수라 출장시간에 비해 골이 많았지만 에메리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는 전혀 녹아들지 못했다.

지기치가 2m가 넘는 선수라는 점을 생각할 경우 그의 스피드가 느린 편은 아니었지만 발렌시아가 추구하는 공격 전술에 대입시킬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발렌시아 공격의 주를 이루고 있는 선수들이 다비드 실바, 후안 마타, 호아킨 등 빠른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그 선수들이 진행하는 역습 전술에 녹아들지 못했고, 발렌시아는 지기치를 라싱으로 임대시키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지기치를 위한 클럽, 라싱 산탄데르

후안 라몬 무니스 감독은 지기치를 영입한 후 2년 전 라싱의 가장 큰 무기였던 빅&스몰 조합인 지기치-무니티스 2톱을 가동시키는 등 지기치 중심의 전술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그 결과 다소 노쇠화가 진행된 무니티스를 2선으로 내리고 그의 파트너로 호나탄 페레이라를 선택했다.

라싱이 소위 지기치를 상대 진영에 박아두는 전술을 사용하기에 호나탄 페레이라는 2선까지 내려와 공격을 진행하는 등 2톱이든 3톱이든 지기치를 보좌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양 측면을 맡고 있는 오스카르 세라노와 토니 모랄 역시 공격시 지기치의 머리나 발을 중점적으로 노리는 크로스를 자주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지기치는 헤타페, 세비야 등 난적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냈고, 최근 누만시아전에서는 2골을 기록하며 5-0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13일 새벽(한국시간)에 있었던 레알 베티스와의 홈경기에서도 비록 팀은 2-3으로 패했지만 장신을 활용한 헤딩골을 기록하며 올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2월 2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와의 라 리가 21라운드 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던 지기치는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으로부터 “막을 수 없는 공격수였다.”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매 경기 골을 기록하는 등 계속된 활약으로 지기치와 라싱은 서로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사이란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 지기치가 임대 복귀한 후 발렌시아에 잔류할지 아니면 라싱 산탄데르 프란시스코 페르니아 회장의 발언처럼 다음 시즌에도 지기치가 라싱에서 활약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사진 (C) 라싱 산탄데르 구단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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