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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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레슬러' 유해진 "부모의 입장·마음의 깊이 느꼈던 시간"

기사입력 2018.05.11 17:45 / 기사수정 2019.07.29 23:1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올해 자신의 첫 작품인 '레슬러'(감독 김대웅) 개봉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날, 영화 소개에 나선 배우 유해진은 인터뷰를 앞둔 오전도 자신만의 일상대로 운동을 즐긴 후 편안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마주했다. 이른 오전 북적북적한 취재진과 관계자들의 모습에 "곗날 같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카키색 백팩과 재킷, "일부러 색깔 맞춤을 한 것이냐"는 농담 어린 말에는 "그렇게 다니는 게 참 좋다"며 "오늘도 집에서 나와서 운동하고 걸어오는 길이거든요. 특히 오늘은 날씨가 진짜 좋네요"라며 '레슬러'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9일 개봉한 '레슬러'에서 유해진은 살림 9단이자 아들 바보인 전직 레슬러 귀보를 연기했다. 아들 성웅(김민재 분)이 레슬링 선수로 성공하길 바라며 수준급의 살림 솜씨로 성웅을 물심양면 뒷바라지하지만, 예기치 못한 인물들과 엮이면서 평화롭던 일상에 작은 변화들이 생긴다.

유해진은 "늘 100% 만족하는 것은 없죠. 좋은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매번 느끼는 것이 '좋은 영화 만들기가 정말 너무나 힘들구나' 생각하죠.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100여 명이 모여서 이렇게 함께 하는 것이잖아요. 다같이 '잘 만들어보자' 매번 다짐하고 하는데도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이번 작품도 그런 것 같네요. 그래도, 좋은 얘기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다시 웃어 보이며 차분하게 지난 시간들을 되짚었다.

'레슬러'는 지난 해 7월부터 10월까지 촬영이 이어졌다. 전직 레슬러 역할이지만 실제 체육대학교를 방문해 기초적인 훈련들로 몸을 단련시켰다.

"요즘에는 (제대로 연습하지 않고) 섣불리 흉내 내거나 하면 많이 욕먹잖아요.(웃음) 다행히 저는 20년 전에 레슬링을 했던 사람으로 그려져서 (김)민재처럼 잘 하는 것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몸에 (그 느낌이) 남아있어야 했죠. 체대에 가서 여름에 연습을 했는데, 제가 나이를 먹은 탓도 있겠지만 정말 힘들더라고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기본기를 연습하는데도 땀이 엄청 났었어요. 예전 같으면 '뭐 쉬운 게 있겠어요' 그럴 텐데, 어휴. 이번엔 너무 힘들더라고요.(웃음)"


아들의 금메달이 곧 자신의 꿈이라 생각하면서 뒷바라지를 이어온 귀보는 성웅의 소꿉친구 가영(이성경)이 자신을 향한 마음을 꺼내놓은 후 아들 성웅과 예상치 못한 갈등에 휩싸인다.


이 과정에서 귀보에게 새로운 인연을 찾아주고 싶은 엄마(나문희)의 등장도 이어진다. 갈등과 어려움을 겪어나가며, 결국은 그것이 서로를 생각하고 위했기 때문이라는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다.

유해진 역시 '레슬러'와 함께 하며 "부모 입장을 간접적으로 생각해보게 된 것이 달라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공감 가는 말이 많았어요. 귀보가 속 썩이는 성웅이를 얘기할 때 엄마가 '너는 (자식 때문에 속 썩은 지) 20년 됐지? 나는 40년째야'라고 하시는데, 그게 정말 살아있는 말이죠. 아마 감독님의 경험에서 비롯된 말일 거예요. 제가 비록 연기로 그 시늉,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지만 그런 대사를 통해서도 그 깊이가 엄청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제는 거리를 걸어가다 부모와 아이를 바라보면 무언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유해진은 "부모 입장에서는 '참 속상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요. '삼시세끼'를 찍을 때는 예능 프로그램인데도, '옛날에 엄마들이 엄청 힘들었겠구나'를 느꼈었거든요. 그 때처럼, '레슬러'를 찍으면서는 '내가 했던 그런 말들이 많이 상처가 됐겠구나' 생각했어요. 저도 자식은 없지만, 조금 더 부모님의 나이 드셨을 때의 모습과 가까워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예전의 철없이 까불던 때와는 좀 다른 것 같죠"라고 말을 이었다.

'자신은 어떤 아들이었냐'는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며 '못된 아들, 속 썩이는 아들'이었던 것 같다고도 회상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연극을 한다는 것 자체도 반대를 많이 하셨었거든요. 그 때는 '아들이 한다는데, 왜 못하게 하시는 것이지' 그랬다면 지금은 '흔쾌히 OK하기는 어려우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속도 많이 썩이고, 반항도 많이 했어요. 아들이 잘 되는 걸 보고 돌아가셨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일찍 돌아가셨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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