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대한민국 전설의 록밴드 부활 보컬부터 화려한 솔로 데뷔까지. 가수 정동하는 연예계 데뷔 후 어느 덧 13년의 세월을 맞았다.
정동하는 지난달 17일 자신의 생일에 맞춰 신곡 '사랑하면'을 발표했다.
'사랑하면'은 지난 2003년 개봉한 영화 '클래식'의 OST '사랑하면 할수록'을 리메이크한 곡. 원곡 제목에서 '할수록'을 빼고 '사랑하면'이라는 제목과 정동하의 보컬로 새롭게 탄생했다.
"소속사를 이적하고 첫 신곡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을 해서 어떤 곡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쉽게 결정을 못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어느날 회사 대표님께서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우연히 들으셨는데 '너무 좋은데 누구 노래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클래식'을 봤기 때문에 노래를 알고 있었는데, 대표님께서 이 곡을 리메이크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정동하는 소속사 이적 후 첫 신곡이 리메이크곡이라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시기에 리메이크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고.
"그래도 대표님께서 하고 싶어하시니까 일단 여러번 들어봤는데 녹음 하는 과정에서 영화가 개봉했던 15년 전의 내 모습과 풋풋한 어린 시절의 첫 사랑 추억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금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었을 때 10여년 전 과거로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노래를 녹음하면서 잠시 추억 여행을 다녀왔으니 이런 마음을 그대로 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편곡도 거의 바꾸지 않았어요. 노래로서 뭔가를 보여주기보다는 함께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의 추억의 책장을 열 수 있는 열쇠 같은 곡이 됐으면 좋겠어요."
정동하는 영화나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는 눈물이 없는 편이지만 유독 '시간의 흐름'에는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동하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의 코드가 '인생이 짧다'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가장 슬프게 다가온다는 것.
"15년 전 나왔던 영화라는 것도 굉장히 새로웠고 그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것도 놀라우면서 너무 빠르다고 느끼게 됐어요. 이 곡의 라이브를 할 때도 관객 분들께 말씀드렸는데, '노래를 들으면서 추억이 떠오를텐데 무대보다는 그 추억에 집중해달라'고. 듣는 분들의 추억을 여는 열쇠같은 곡이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정동하의 '사랑하면'은 원곡과 크게 다르지 않는 편곡으로 전주부터 그간 봉인돼 있던 추억의 책장을 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 주인공이었던 배우 손예진과 조승우, 조인성의 모습으로 시작해 자신의 추억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것.
"원곡 '사랑하면 할수록'에서 '할수록'을 뺐어요. '사랑할수록'과 헷갈리기도 하고 '사랑하면 할수록'이라는 제목에서 '할수록'을 빼면 보고 듣는 분들이 물음표가 뜨잖아요. 신선함을 느끼시지 않을까 해서 바꿔봤어요."
정동하는 '사랑하면 할수록'으로 음악방송 프로그램에서 무대도 펼쳤다. 어느새 최고참의 나이가 된 정동하는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음악방송을 하는데 가장 연장자 방인 제일 끝방을 주시더라고요. 굉장히 어린 친구들만 있었는데, 2AM 창민이를 만나게 됐어요. 서로 되게 반가워했어요. 창민이는 '내가 제일 연장자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이 있었다'고 좋아하더라고요. 다 괜찮은데 끝나고 1위 발표할 때 무대에 올라가잖아요. 그때 외로울 때가 있어요. 그래서 비슷한 연배 되는 사람 옆에 가서 '같이 가자'고 하는 편인데, 한번은 박재정에게 그 말을 했었어요. 검색해보니까 굉장히 어린 친구더라고요. 너무 미안했어요."
정동하는 올해 정규 앨범 발표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직 녹음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천천히 정리해가고 있다고.
"시작은 못 했지만, 계획대로라면 첫 정규 앨범이 나올 것 같아요. 욕심을 내서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수록곡은 제 자작곡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어떤 이야기를 담으면 좋을지, 자작곡을 정리하고 있어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제가 느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적을 거예요. 듣는 분들께 좋은 에너지로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듣는 분들께 긍정적인 작용을 했으면 좋겠어요."
정동하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그랭구아르 역으로 지난 2013년부터 인연을 맺은 뒤 오는 6월부터 또 한번 공연에 나선다.
"(박)완규 형과 호흡과 발성을 잘 아는 지인과 함께 셋이서 프랑스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실황을 봤어요. 당시 그랭구와르 역의 브루노 펠티에가 노래하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단단한 소리를 내고 발성이 굉장히 좋다. 언젠가 뮤지컬을 하게 된다면 꼭 보고 싶다'는 느낌을 가졌어요. 저한테 있어서 뮤지컬의 첫사랑 같은 존재였던 거죠. 감사하게도 2013년도에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될 때 작품을 함께하게 됐죠."
'노트르담 드 파리' 오디션에서 이탈리아 작곡가 리카르도 콘치안테에게 그랭구와르 역이 아닌 클로팽 역을 제안받았다. 그러나 뚝심있게 그랭구와르 역을 고집하면서 결국은 배역을 따냈다고.
"뮤지컬을 처음 시작하는 입장으로서 '감사합니다' 하고 제안하신 배역을 받아들였어야 하는데, 저는 그랭구와르를 해야한다고 계속 주장하면서 영어가 안되니까 '아이러브 그랭구와르'만 말했어요. 그랬는데 작곡가님께서 3일 뒤에 그랭구와르 노래를 다시 준비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랬더니 작곡가님께서 '네가 이겼다'면서 그랭구와르 역할을 주셨어요."
정동하는 결국 뚝심으로 작곡가의 마음과 하고 싶었던 배역을 얻어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18년에도 오는 6월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그랭구와르로 무대를 펼치게 됐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저에게 첫사랑 같은 작품이에요. 계속할 지는 모르겠지만, 애정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am8191@xportsnews.com / 사진=뮤직원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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