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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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하는 소년 가장 파투

기사입력 2009.04.08 00:58 / 기사수정 2009.04.08 00:58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지난 05/06시즌 후 이탈리아 전역에 불어닥친 칼치오폴리 사건과 더불어 밀란 팬에게는 충격적인 비보가 들려왔다. 바로, 1999년 이후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세브첸코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인 첼시 이적에 합의한 것이다.

비록, 밀란이란 팀을 상징하는 선수는 여전히 말디니지만, 다수의 밀란 팬에게 세브첸코는 그가 그동안 그들로 하여금 남겨준 임팩트로 인해 쉽게 잊히지 않을 전설일 것이다. 

시즌 후 밀란은 세브첸코를 떠나보내는 조건으로 25M(보겔+10m)이라는 거금을 들여 레알 베티스에서 뛰던 히카르두 올리베이라를 영입하게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소위 말하는 밀란의 수치이자 최악의 먹튀라는 오명으로 인하여 레알 사라고사로 임대 되었고, 밀란은 다시금 세브첸코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선수 수급에 나선다.

게다가, 기대를 모았던 질라르디노의 경우, 밀란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였다. 그 자리를 메운 것은 인터나시오날 소속의 18살 소년 파투였고, 그는 07/08시즌 후반기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산시로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경기에서 데뷔한 파투는 같은 브라질 출신인 카카와 호나우두와 함께 카-파-로 라인을 형성하면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밀란팬으로 하여금 세브첸코의 향수를 잊을 수 있게 해준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은 매우 성공적이며, 브라질과 밀란에서는 새로운 페노메노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우선, 파투의 장점을 살펴보자. 다수의 브라질리언들이 그렇듯이 빠른 발을 이용한 드리블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 지난 레체전에서는 좌우 가리지 않고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수비진을 교란시키는 드리블을 선보였으며, 특히 18라운드 로마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상대 수비수 멕세를 교란시키는 능력은 파투로 하여금 많은 기대를 안게 해준다. 이는 제노아전이나 다른 리그 경기에도 해당된다. 마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호날두의 드리블이 오버랩된다.

또한, 그는 탁월한 득점력을 지니고 있다. 비록 청소년 대회이긴 했지만 지난 2007년 캐나다에서 열린 U-20 월드컵 한국전을 회상해보자. 당시 브라질은 루카스와 안데르손의 공백으로 인해 전술관 선수 구성에 애를 먹었으며, 한국 전에서는 오히려 한국에 경기력이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졸전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조국을 구한 것은 다름 아닌 파투의 2골이었다. 몸이 덜 풀린 상태임에도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수준급 골을 선보인 그는 한국 내 축구 팬들에게도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게 된다. 게다가, 현재 그는 소위 말하는 세리아 빅4 팀을 상대로 모두 득점하는 모습까지 선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의 소속이 AC밀란 이기에 로마, 인테르, 유벤투스를 뜻한다.-

특히, 지난 밀란 더비에서는 비록 팀은 2:1로 분패했지만, 인테르 수비진을 교란시켰으며, 세계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인 훌리우 세자르를 곤혹스럽게 할 정도로 맹활약하였다. 또한, 지난 UEFA컵 32강 브레멘과의 2차전에서는 상대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도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는 대담함을 보여주며, 점점 팬들의 기대에 부합하고 있다.

그는 팀워크를 살려주는 효과적인 능력을 지닌 선수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 시킨 뒤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매우 효과적이며, 파투 하나로 인해 다양한 공격루트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포워드의 역할이 득점에 한정되어있다면, 현재의 포워드는 팀워크를 살려주는 범위 내에서의 득점에 주력해야 된다. 아스날의 아데바요르나 첼시 소속의 드록바가 이에 해당한다. 그 둘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와는 별개로 파투는 또 다른 측면에서 이에 부합하는 선수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단점은 존재한다. 우선 그의 장점인 드리블 능력은 자칫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한 예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호날두를 보자. 지금은 세계 최고의 선수지만, 그는 이적 초반 지나치게 많은 드리블과 시간 지체로 인해 공격을 지연시키며 이로 인해 자칫 역습의 위기를 도래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파투 또한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 놓여있다. 비록, 쉽게 뺏기지 않는 드리블을 바탕으로 공격에 나서지만, 간혹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팀이 역습의 위기 상황에 도래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가장 큰 단점은 현재 카카가 그렇듯이 혹사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그는 올 시즌 밀란 소속으로 29경기(23경기 선발출장, 6경기 교체출장)에 출장해 14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AC밀란이 UEFA컵에서 조기 탈락한 점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같은 또래에 파브레가스, 아게로, 보얀, 실바 등의 선수들도 그에 못지않게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지금 밀란에는 파투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더 우려된다. 보리엘로의 경우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으며, 인자기의 경우 73년생임을 고려했을 때 노령화가 진행되어서 잦은 선발 출장이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소년가장이란 별명까지 얻으며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유망주들이 그렇듯이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한 부담감 또한 우려가 된다.

현재 브라질 대표팀의 전술상 다가오는 2010년 월드컵에서 파투는 주전이 아닌 벤치 멤버로서 스타트를 할 것이다. 분명, 과거 호나우두가 1998년 프랑스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회 MVP를 받은 것과는 다른 출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의 미래는 매우 밝다. 통산 7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빛나는 AC밀란의 수호신이며, 월드컵 최다 우승국 브라질에서는 파투 신드롬이 일어날 만큼 주목받는 최고의 영건이다. 점점 더 향상하는 그의 실력만큼 우리는 언젠가 파투 시대에 살고 있음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사진=파투(C)AC밀란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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