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선발 로테이션상 다섯 번째. 하지만 SK 와이번스 문승원이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는 투구 안정감은 5선발 그 이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문승원은 지난해 규정 이닝 이상을 채우며 큰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 그는 그보다 한층 진화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5경기에 나와 29⅓이닝을 소화한 문승원은 지금까지 나온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3.38을 마크 중이다. 문승원의 평균자책점 3.38은 이 부문 10위, 범위를 토종 선수로 좁히면 3위에 해당한다.
자신의 새로운 기록들도 계속해서 작성해나가고 있다. 문승원은 지난 11일 LG전과 18일 KT전에서 각각 7이닝 3실점,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생애 첫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다. 다음 등판이었던 24일 두산전에서는 탈삼진 8개를 솎아내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득점권에서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문승원은 잔루율에서 무려 95.7%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 피OPS는 0.071로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다. 문승원은 이런 기록들에 대해 "다 운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이번 시즌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하나 운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바로 승리다. 지난해도 12번의 퀄리티스타트로 6승12패, 승운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올해 더 빼어난 성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아직 1승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워낙 승운이 없는 탓에 '문크라이(문승원+CRY)'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문승원도 이 별명을 '댓글에서 봤다'고 전했다.
경기 내용이야 워낙 좋지만 기록이 남지 않다보니 문승원도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평균자책점 등 다른 기록은 남은 경기에서 자신이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데, 승리 기록은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혹시라도 '리프레쉬'가 될까 머리를 짧게 자를 계획도 세웠다는 문승원이다.
분명한 것은 문승원이 타선 지원만 받는다면 언제든 승리를 올릴 수 있는 믿음직한 투수로 성장했고, 또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5선발 자리조차 불확실했던 문승원은 이제 리그 최고의 5선발로 꼽힌다. 문승원은 "아직 5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좋은 투구를 이어나가면서 계속해서 그런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