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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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있는 플레이가 아쉽다(6월 10일 두산 - 기아전)

기사입력 2005.06.11 16:55 / 기사수정 2005.06.11 16:55

이석재 기자

오전까지도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경기 개시 여부가 불투명했던 잠실구장. 늘 그렇듯 기아의 열성팬들은 잠실에서는 1년에 18번만 볼 수 있는 타이거스 선수들을 보기 위해 잠실로 모였다. 두산팬들 역시 자만심에 차있던 삼성을 적지에서 보기좋게 3번 연속 꺾으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모여 들었다.

기아의 득점 장면을 보자. 좌전 안타로 출루한 마해영을 1루에 둔 1사 1루에서 6번 김상훈이 유격수 내야 땅볼을 친다. 물론 풀카운트였기 때문에 마해영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타구가 빨라 충분히 더블 플레이로 연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를 잘 한다는 손시헌이 늦었다고 판단해서일까. 자신이 포스아웃을 시도하다 1루 주자를 살려주고 만다. 같은 상황이면 선행 주자를 잡는다는 기본을 지키지 못한 자세였다. 이후 터진 김종국의 좌전 안타 때 마해영이 홈인 했으니 어찌 보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꼴이 되었다.

5회말 두산의 득점 과정은 3점 모두 기아가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좌전안타로 출루한 전상열을 1루에 둔 무사 1루 상황, 장원진이 약간 느린 타구를 2루쪽으로 굴렸다. 전상열은 병살 플레이를 막기 위해 2루수 김민철의 태그를 피했고 김민철은 4-3-6으로 연결되는 리버스 더블플레이를 시도하기 위해 1루에 던졌으나 악송구가 되고 말았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나올수 있는 실책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악송구 된 공을 투수인 리오스가 잡아 3루에 거의 도착한 전상열을 잡기 위해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되면서 투아웃 주자가 없어야 될 상황이 1점을 실점하고 무사 주자 2루 상황으로 바뀐 것이었다. 3루수 홍세완이 던지지 말라고 손짓을 보내는데도 무리하게 공을 던진 리오스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그는 누가 뭐래도 기아의 에이스이다. 경기가 자신이 예측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간다 해도 에이스로서 자신을 다스리고 팀을 추스려야 함에도 그는 자신이 먼저 흥분하고 있었다. 

이어진 1사 2루에서 김동주에게 허용한 볼넷은 다소 의도적이었다. 5번에 대주자로 나온 윤승균이 있었기에 더블플레이를 시도하려는 의도였으나 요즘들어 한 번 잡은 찬스를 놓치지 않는 김경문 감독은 황윤성을 대타로 내보내며 리오스를 압박하였고 결국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찬스를 잡는다. 그러나 6번 임재철이 친 3루 땅볼을 잡은 홍세완은 모두가 생각하는 5-4-3 연결이 아닌 홈송구로 3루 주자만을 잡는 데 성공했다. 물론 무사 만루라면 홈송구를 시도해 볼만했지만 그 상황은 이닝 종료를 시도할 상황이었다.

결국 이어진 2사 만루에서 7번 손시헌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점수가 5-1로 벌어지고 말았다. 경기 중반인 5회였기에 점수차는 그리 크다고 할 수 없었지만 분위기 상 기아의 추격은 쉬워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재우와 정재훈이 지키는 두산의 불펜을 상대로 4점차를 뒤집는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모습이었다.

두산은 현대에게 패한 삼성을 1.5게임차로 추격하게 되는 기분좋은 4연승이 되었지만 기아는 7위 SK가 롯데를 잡는 바람에 7위와의 게임차가 1.5게임으로 벌어지게 되었다. 잘 나가는 팀과 못 나가는 팀의 차이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밀한 야구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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