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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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 승리의 키워드는 '수비 뒷공간'

기사입력 2009.04.01 10:51 / 기사수정 2009.04.01 10:51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4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13번째 '코리안 더비'의 핵심 승부처는 '수비 뒷공간'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하는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북한을 상대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격진의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 중심적인 북한



북한은 우리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르긴 했으나 승점 10점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3위인 사우디 아라비아와는 승점 3점차, 4위 이란과는 4점차다. 조 2위면 본선 자동 진출이고 3위를 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북한은 최소한 무승부를 노리는 안정적인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약팀을 상대로는 3-4-3의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하던 북한이지만 어렵다고 판단되는 상대를 만났을 때는 4-5-1의 극단적인 수비중심적 플레이를 펼친다. 따라서 우리와의 경기에서도 되도록 많은 선수가 수비에 치중하고 최전방 공격수들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략은 최근 북한과의 세 번의 만남에서도 모두 주효했던 공격방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정공법을 택할 경우 경기는 지리한 공방전에 그칠 수 있다. 더 나아가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 역습 '한 방'에 무너질 수도 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거나 순간 집중력을 상실하면 '알고도 당할 수' 있는 전략이다.

빠른 움직임을 자랑하는 이근호와 박주영이 기존의 정성훈을 밀어내고 투톱으로 선발 출장할 것이란 것은 바로 이런 점에서 예측가능 하다. 허정무 감독은 정조국 등의 공격자원 대신 배기종 같은 빠른 선수들을 대표팀에 선발하며 북한전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늠케 했다. 박지성, 이청용, 김치우, 기성용 등은 2선에서의 빠른 배후 침투와 전방 공격수들의 스위칭을 통해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주는 플레이를 펼쳐주어야 한다. 

역습에 대한 대처



정대세, 홍영조 등 스피드가 뛰어난 공격수를 보유한 북한에 맞서는 우리 대표팀은 지난 28일에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수비 뒷공간에 대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영표, 오범석 등 풀백의 공격가담시 이에 대한 중앙미드필더 등의 커버 플레이가 늦어 수비 뒷공간을 내주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기 때문이다.

경고누적으로 이번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는 김정우와 부상 여파로 출장 여부가 불투명한 조원희의 부재는 이런 점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이들이 수비 1차 지지선을 형성하여 앞에서 북한의 역습을 잘라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를 대신해 나설 한태유나 박현범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다면 대표팀의 물오른 공격 옵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또한 이라크전에서 형성되었던 부드럽고 다양한 공격의 흐름이 깨질 수도 있다.

때문에 포백 수비진의 공격가담 후 빠른 수비 전환과 미드필드의 협력 플레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자칫 경기를 잘 풀어가다 역습 한 방에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

결국, 수비의 뒷공간을 더 견고하게 지키는 팀이 월드컵 본선행의 9부 능선을 넘게 될 것이란 얘기. 그 승자는 누구일까. 90분 뒤의 승자는 만우절 마지막 순간에, 가장 진실한 결과로 드러날 것이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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