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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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김나영, 자신감을 얻은 점이 가장 큰 수확

기사입력 2009.03.30 04:10 / 기사수정 2009.03.30 04:1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번 2008~2009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의 가장 큰 수확은 김연아(19, 고려대)의 '피겨 여왕 등극'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지요. 국내에서는  돋보이는 실력을 보였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던 김나영(19, 인하대)이 좋은 연기를 펼친 데 있습니다.

김나영은 김연아가 없는 국내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지 점프 중, 가장 어려운 트리플 러츠를 주특기로 하는 점이 김나영의 진가를 높였습니다. 또한, 트리플 플립을 구사하는 점도 김나영의 장점이지요.

플립과 러츠에 비해 일반적으로 쉬운 점프로 평가받는 트리플 살코와 토룹을 힘들어하는 것이 김나영의 약점입니다. 또한, 부족한 연기력은 누누이 지적받은 사항이지요. 여기에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허리 부상도 안고 있는 게 김나영의 고민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김나영은 부츠를 바꾸고 프로그램 또한 전면적으로 바꿨습니다. 이번 시즌 내내 쓰던 '로미오와 줄리엣' 대신 '닥터 지바고'가 프리스케이팅의 배경음악이 됐습니다. 김나영은 트리플 룹을 제외한 토룹, 살코, 플립, 러츠 등을 모두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플립과 러츠, 그리고 더블 악셀을 주로 배치해 김나영의 점프 성공률을 높였습니다. 그리고 스파이럴 시퀀스와 스핀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게 김나영의 장점입니다. 김나영이 쇼트프로그램에서 51.50의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원인은 세 번의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모두 레벨 4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회심의 카드였던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에서는 가산점을 챙기지 못했지만 그동안 적게 나왔던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에서 21.76을 받은 것이 좋은 결실을 얻었습니다.

김나영의 문제점은 TES(기술구성요소)와 PCS의 점수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TES에서 29.74의 점수를 받았고 PCS에서는 21.76을 기록해 스케이팅 기술과 표현력이 발전했음을 증명했습니다.

김나영의 발전은 빨라진 속도와 예전보다 유연해진 스케이팅 기술에 있습니다. 에지 사용이 무척 부드러워졌으며 느낌이 없었던 예전 연기에 비해 관중의 흥을 돋우는 연기력도 가미됐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려면 자신감이 가장 필요하겠죠. 자신이 가진 실력에 비해 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올린 김나영의 문제점은 자신감에 있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 표현력을 발전시키는데 걸림돌이 됐지만 김나영은 이 부분을 극복하고 세계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피력했습니다.

연기 도중, 자연스럽게 웃는 표정이나 더욱 다양해진 손동작은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빠른 속도에 맞춰 거침없이 점프를 구사하는 점도 자신감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빠른 속도에 맞춰서 점프의 성공률을 더욱 높이는 점이겠죠. 김나영은 지난 4대륙 대회와 이번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면서 국제대회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자신감을 획득했습니다.

비록 가산점을 받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김나영이 구사한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 트리플 플립 + 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지난 4대륙 대회 때 비해 많이 발전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플립과 러츠의 비거리가 향상됐고 점프를 하기 전에 이루어지는 동작에도 자신감이 묻어 있었습니다.

김나영은 점프를 하기 직전, 자신감이 결여돼 망설이는 모습이 종종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한층 대담해지고 거침이 없어진 이번 대회에서는 예전보다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강인한 근성과 꾸준함을 가진 김나영에게 가장 필요한 점은 '자신감'이었습니다.

'국내 피겨 챔피언'을 넘어서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김나영은 김연아와 함께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참가할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진 = 김나영 (C) 엑스포츠뉴스DB 김혜미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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