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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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①] 한국 예능은 '무한도전' 전후로 나뉜다

기사입력 2018.04.01 10:00 / 기사수정 2018.04.01 12:19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MBC '무한도전'의 역사는 곧 한국 예능의 역사였다. 한국 방송의 역사는 '무한도전'을 기준으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시작부터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방송계에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최초로 도입했다. 최소한의 대본 외에 정해진 결과 없이 실패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무한도전'의 역사적인 첫 도전은 황소와 줄다리기 도전이었다. 이후 전철과 달리기, 목욕탕 물빼기, 버스 안에서 버티기, 연탄 나르기 등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과제를 고안해내며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특히 '무한도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자막은 이전에는 없던 스타일이었다. 자막이 마치 하나의 인격체를 가진 것처럼 상황마다 일종의 코멘트를 남겼다.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장면도 자막을 만나 새로운 의미를 가졌다. '무한도전' 이후 이런 식의 자막 사용 방식은 예능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2006년 5월 6일 단독 프로그램으로 독립한 '무한도전'은 유연한 포맷 속 매주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무한 뉴스' 등으로 출연진의 사생활을 예능에 결합하는 등 지금과 같은 형식이 자리 잡았다.

2007년에는 '무한도전'의 정기적 프로젝트이자 가장 사랑받는 특집 중 하나인 '무한도전 가요제'가 시작됐다.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2013년 '자유로 가요제', 2015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를 열었다.


발표된 음원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독점했다. '무한도전' 때문에 음원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가요계가 비상에 걸리고, 기성 가수들은 '무한도전' 가요제를 피해 컴백하려고 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이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무한도전'의 음원 사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을 정도다.

또 같은 해에 '무한도전' 달력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첫해는 '무한도전'의 감성이 잔뜩 녹아든 특색있는 사진으로 채웠다. 2011년에는 유명 사진작가가 참여해 고퀄리티의 달력을 완성했다. 멤버들이 직접 달력을 배달하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음원과 달력으로 얻은 수익을 통해 약 63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했다. 이 또한 방송 역사를 통틀어 최초이자 최고 금액이다.

스포츠 관련 장기 프로젝트 역시 '최초'다. 댄스스포츠(2007), 에어로빅(2008), 봅슬레이(2009), 프로레슬링(2010), 조정(2011) 등은 '무한도전'에 재미와 더불어 감동 코드를 더하는 계기가 됐다. 봅슬레이 특집은 평창 올림픽 유치와 맞물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동계 종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무한도전' 흥행 보증 수표는 추격전이라 할 수 있다.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여드름 브레이크', '꼬리잡기 특집', '의상한 형제', '텔레파시 특집', 'TV전쟁', '공개수배' 등 꾸준히 추격전 형식을 차용한 특집을 마련했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무한도전'은 2007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예능 사상 최초로 대상을 받았다. 출연진이 '무한도전'으로 받은 상까지 더하면 40개 이상으로 사상 최다 기록이다.

최고 시청률은 2008년 1월 19일 방영된 '이산 특집'에서 세운 30.1%(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다. 당시 MBC 인기 드라마 '이산'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이후 '무한상사'라는 부정기적 특집을 통해 콩트이긴 하지만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최근의 에피소드에서는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참여하고 이제훈, 김혜수 등이 특별 출연했다. 이 또한 예능 최초의 프로젝트다.

이렇듯 '무한도전'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이름 아래, '예능'이라는 울타리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며 세계를 확장해왔다. 이제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겠지만, 언제든 완전히 생소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게 '무한도전'이다. 언젠가 도래할 시즌2에서는 또 어떤 역사를 쓰게 될지 기대된다.

lyy@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M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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