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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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야구 급성장…더이상 동네북 아니다

기사입력 2009.03.07 16:36 / 기사수정 2009.03.07 16:36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동현 기자] 중국 야구가 큰 일을 냈다. 7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패자전에서 대만을 4-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5일 일본과의 개막전에서도 인상적인 경기 끝에 0-4로 패했던 중국은 대만전 승리로 더이상 '동네북'이 아님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대만은 전날 한국에게 0-9로 완패한 '장독(毒)'을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이 확정됐다.

대만이 워낙 안풀리기도 했지만 중국 야구의 발전이 두드러진 경기였다.

대만은 1회초 선두타자 린 체수안이 볼넷을 골라 나갔지만 4번 펑청민 타석 때 2루를 훔치다 횡사한 것이 경기 내내 꼬이는 시발점이 됐다. 포수 잔젠왕의 송구는 정확하고 날카롭게 2루수 글러브에 꽂혔다. 분위기가 살아난 중국은 이어진 1회말 1사 1,3루에서 팽페이의 짧은 중견수 플라이 때 3루주자가 허를 찌르는 태그업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중국 선발투수 루 지안강은 뛰어난 완급조절로 대만 타선을 무력화시키며 호투를 거듭했다. 대만은 4회 2사까지 노히트로 끌려가며 이렇다할 찬스조차 잡지 못했다. 2회초 중국 유격수 창 레이는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후 일어나지도 않고 1루에 송구해 타자를 잡는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이 수비에 허점이 있다는 대회 전 평가는 사실과 달랐다.

5회말 중국 공격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선두 추푸지아의 타구는 유격수 땅볼. 그러나 유격수의 송구가 1루에 닿았을 때 타자주자는 이미 지나간 뒤였다. 정면 타구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대만 유격수의 수비가 아쉽기도 했지만 야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을 내야안타로 연결한 추푸지아를 칭찬할 일이었다. 곧이어 도루로 2루를 점령한 추푸지아는 후오 펭리안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2점째를 만들었다. 창 레이는 계속된 찬스를 좌월 2루타로 살려내 3-0을 만들며 대만을 당황하게 했다.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투수를 바꿔가는 과정도 훌륭했다. 선발 루 지안강에 이어 좌완 부 타오(6회)-언더핸드 선 구오창(7회)-좌완 첸 준위(8회)-마무리 첸군(8회)으로 이어지는 투수 교체는 빈틈이 조금도 없었고 세련미까지 느껴졌다. 7회초 대만은 2사 1,2루의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린 체수안이 풀카운트에서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 삼진당해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고 말았다. 뒤집어보면 중국 투수진의 호투가 대만 타자들에게 그만큼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만을 8-7로 꺾어 주목을 받았던 중국은 또다시 대만을 눌러 이기며 급성정한 모습을 과시했다. 우리나라도 올림픽 중국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간신히 이겼다. 5일 일본은 중국 투수들에게 5안타로 묶였다. 중국 야구는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성장 속도와 발전 가능성을 고려하면 수년내 아시아 무대에서 한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 기간동안 아시아 야구의 3강을 구성해온 한국, 일본, 대만은 이제 새로운 등장인물 '중국'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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