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25 16:53 / 기사수정 2009.02.25 16:53
2월 25일 오전 4시 45분,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0-0 인테르 밀란
근래에 본 박지성(28) 출전 경기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기였다. 하품을 꾹꾹 참아가며 보던 와중에도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였으니. 특히 상대는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세리에A의 거함 인테르가 아니었는가.
이쯤 되면 눈치를 채신 독자들도 있을 듯싶다.
그렇다. 바로 박지성이 한 끝 차이로 놓친 후반 21분 득점기회 장면 때문에 이렇게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문전 중앙으로 쇄도하는 박지성을 향해 땅볼 패스를 전했지만, 애석하게도 박지성 다리에 공이 닿지 않았다.
박지성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다리 정도였으면 어땠을까. 물론 호날두의 크로스가 조금 짧았다면 아는 아쉬움도 있지만, 사실 수비 숫자도 적은 편은 아니었기에, 패스의 세기와 위치는 적절했다고 보인다. 박지성의 마무리가 아쉬운 부분이었다. 결국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골 결정력' 부족이 오늘만큼이나 실감난 적도 없다.
대다수 언론에서는 박지성이 인테르의 '무서운' 측면 수비수 더글라스 마이콘(올 시즌 세리에A에서만 4골 5도움 기록)을 잘 막은 것을 높이 사는 소식과 '맨체스터 이브닝'으로부터 준수한 평점 7점을 받은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도 박지성이 호날두의 패스를 '발끝이라도 건들기만 했더라면…'하는 짙은 아쉬움이 계속 내뱉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오늘 같은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더라면.
박지성은 앞으로도 이날 경기에서와 비슷한 득점 기회가 많이 얻을 것이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득점 기회는 '직접' 상대를 제쳐 차 넣는 모습이 아닌, 팀 공격으로부터 얻어지는 일종의 '어부지리'다. 예를 들어 최근 맨유의 베스트11(4-4-2) 양 측면이 '좌-지성, 우-호날두'로 배치가 될 경우, 수비라인을 통째로 흔들 줄 아는 호날두의 재주는 '공이 없는 순간' 움직임이 좋은 박지성에게 좋은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
맨유에서 직접 공을 몰고 가는 것보다 남은 공간에서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는 박지성이기에 이런 기회는 무조건 놓쳐선 안 된다. 다행히 리바운딩되거나 문전에서 혼전중인 공을 박지성은 큰 경기에서 종종 잘 터뜨려왔다. 2006년 월드컵 프랑스전(동점골), 2008/09 EPL 첼시 원정(선제골) 그리고 지난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결승골) 모두 흘러나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슛이다.
녹색 그라운드에서 (산소탱크, 신형엔진…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뛰어만 다녀도 이제 무난히 '평점 7점'은 무난하게 받는 박지성. 골결정력만 갖추면 '10점 만점에 10점'도 한번 노려볼 만하지 않을까. 많은 부담을 넘어서면서 여전히 진화(예-종종 보이는 Jisung-Turn)하고 있는 박지성이다.
머잖아 '박지성 결승골' 맨유로 시작되는~ 제목의 기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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