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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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뷰] '마법사' 히딩크의 첼시, 무엇이 달라졌나?

기사입력 2009.02.22 05:15 / 기사수정 2009.02.22 05:15

안경남 기자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마법사' 거스 히딩크(63) 첼시 감독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첼시는 21일 저녁(한국시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08/0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아스톤 빌라에 1-0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첼시는 15승 7무 4패(승점 52점)를 기록하며 아스톤 빌라(51점)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는 히딩크 감독은 물론 첼시에게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다. 승리할 경우 리그 3위 확보와 함께 리그 우승을 향한 마지막 불씨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승부사 히딩크 감독은 침착하게 승점 3점을 따내며 자신의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경기에 앞서 축구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첼시의 모습이었다. 이미 공개 훈련을 통해 투톱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이전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보여주던 전술과는 다른 스타일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위험한 동거, 아넬카의 드록바의 공존

모두의 예상대로 이날 히딩크 감독은 니콜라스 아넬카와 디디에 드록바를 최전방에 내세운 투톱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스콜라리 감독에게 그다지 중용 받지 못하던 살로몬 칼루를 측면에 배치시킨 4-1-3-2 전술로 아스톤 빌라를 상대했다.

그 밖에 큰 변화는 없었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애슐리 콜을 대신해 왼쪽에 파울로 페헤이라가 자리했을 뿐 나머지 포지션은 스콜라리가 이끌던 당시와 똑같았다. 일단, 성공 여부에 많은 의문부호를 달았던 아넬카와 드록바의 공존은 과거와 비교해 좋은 궁합을 보였다. 다소 정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효율성에 있어 문제점을 드러냈던 두 선수는, 이날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좌우로 크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진을 혼란시켰다. 그리고 그 뒷공간을 다른 선수들이 파고들며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두 선수의 조합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확실히 스콜라리 시절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공격에 소극적인 풀백, 선수에 전술을 맞춘 히딩크

스콜라리 축구의 가장 큰 장점은 ‘공격적인 좌우 풀백’이었다. 애슐리 콜과 조세 보싱와는 시즌 초반 마치 윙어와 같은 저돌적인 공격력을 선보이며 첼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보싱와의 존재는 윙어 부재에 시달리던 첼시에게 측면 공략의 해법을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이날 히딩크 감독은 풀백에게 적극적인 공격 지시를 내리지 않은 듯 보였다. 공개 훈련을 통해 이러한 의도를 어느 정도 드러낸 바 있는 히딩크는 보싱와에게 수비적인 역할을 더 강조했다. 이는 투톱 시스템의 영향이 컸다. 3명의 공격수를 내세우는 4-3-3과는 달리 4-4-2의 형태에서는 풀백의 역할이 다소 축소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비력이 좋지 못한 칼루의 측면 배치는 투톱 시스템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낳는 반면, 풀백에게는 보다 많은 수비를 강요하게 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스콜라리 감독은 투톱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투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좌우 측면 미드필더들의 지원이 좋아야 하는데, 올 시즌 첼시의 팀 구성은 그럴 수 없었던 것이다. 조 콜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다 시즌 아웃을 선언 받았고, 플로랑 말루다의 경우 컨디션이 들쑥날쑥 했으며 칼루는 수비력에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처럼 히딩크의 첼시는 분명 스콜라리의 첼시와 조금은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 스콜라리 감독이 선수 구성을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전술을 선수의 특성에 맞추며 극대화 시켰다. 어쩌면 3개월이란 제한된 시간을 부여받은 히딩크에게 이 같은 선택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선수단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보유한 자원을 가지고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스콜라리가 애착을 보이던 풀백의 수비강화와 모두가 안 된다던 투톱 가동이었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통해 “출발이 좋았다.”라고 밝힌 히딩크 감독,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안경남의 풋볼뷰] 축구공은 하나지만 그 안에서 수 많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풋볼뷰(Football-view)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축구를 보는 재미를 더 해 드리겠습니다.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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