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05 03:47 / 기사수정 2009.02.05 03:47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시리아, 바레인과 잇따라 평가전을 가지면서 2무의 성적을 거뒀다.
두 번의 평가전을 가지면서 한국은 '키플레이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도르트문트)의 부재를 다시 한 번 절감하면서 온갖 숙제를 떠안은 채 월드컵 최종예선 격전지인 이란 테헤란에 입성한다.
이번 두바이 전지훈련을 통해 대표팀 선수들은 중동 현지에서 적응하는 기간 동안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면서 '최상의 조합'을 위한 치열한 마지막 경쟁을 벌였다. 하대성(전북), 김창수(부산), 최효진(포항) 등 신예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고,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터트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세트피스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었던 점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단조로운 득점 루트, 불안한 수비, 낮은 골결정력 등 전체적으로 경기력, 조직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공-수 불균형으로 중원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상대에 오히려 밀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 이 때문에 경기 흐름도 자주 끊겼다.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로 기회를 만드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어렵게 만든 찬스는 골과 다름없는 상황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중심이 되는 선수가 없어 선수 간 호흡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위험 지역에서의 패스 미스,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특히, 중앙 수비는 마땅히 고정된 선수가 없다 보니 상대 공격에 공간을 자주 내줬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3골이나 실점하는 허점을 드러냈다.
대표팀 경기에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하는 이들은 그야말로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는 선수들이다. 허정무 감독이 평가전 부진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박지성, 이영표가 들어오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실제로 말할지도 모르겠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박지성은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돌파 능력과 공간 창출로 대표팀의 공격에 활로를 불어 넣으며 그야말로 대표팀 내에서 '말이 필요 없는' 선수로 통한다. 박지성이 어느 위치에서 뛰느냐에 따라 전술적인 변화도 생기기에 그만큼 비중이 엄청나다.
여기에 이영표는 수비 라인의 맏형답게 수비 전체를 조율하면서 안정적인 라인을 구축하는데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때로는 활발한 돌파로 측면을 효과적으로 뚫어 거의 완벽한 '공,수 조절 능력'을 보이며 후배 수비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이번 평가전에서 보인 문제점을 이들의 활약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중앙-측면에서 어느 곳 가릴 것 없이 득점기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이들의 조합에 '국내파 쌍용' 기성용-이청용(이상 서울)의 활약이 더해지면 분명히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박지성, 이영표에게도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란전이 열리기 하루 또는 이틀 전에 대표팀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가 벌어지는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이 해발 1200m가 넘는 곳에 있어 체력적으로 부담이 느껴질 수도 있다. 또, 이란이 박지성, 이영표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 이들로부터 시작되는 한국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자세를 취하면 자칫 경기를 더 어렵게 풀어갈 수도 있다.
새해 첫 두 경기에서 잇따라 아쉬운 경기력을 선보였던 한국 축구. '태극 듀오'의 활약으로 이란 테헤란에서 웃으면서 귀국길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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