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크로스'가 첫 방송에서 각본과 연출, 연기 세 박자가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며 시청자를 매료했다. '영화 같다', '제대로 된 의학 드라마'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처음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는 후천적 서번트 증후군으로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시각적 능력을 갖게 된 천재 의사 강인규(고경표 분)가 복수를 위해 교도소에 의도적으로 들어간다는, 상식을 파괴하는 이야기로 포문을 연다.
교도소에 채용되지 못할 위기에 놓였을 때, 재소자들끼리 싸움이 벌어져 응급 환자가 발생했다. 대동맥 파열로 당장 처치가 필요한 상황. 강인규는 그 자리에서 바로 채용되고 교도소에서 수술에 들어갔다. 첫 수술 신이 병원이 아닌 교도소라는 장소에서 이뤄지면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어떤 장치도 없이 몸에 박힌 작은 유리 조각을 빼내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동시에 강인규의 비범함을 보여줬다.
강인규가 자기 인생을 걸고 복수를 결심하게 된 사연은 과거 회상을 통해 공개됐다. 김형범(허성태)이 강인규 아버지의 장기를 적출하고 유기한 것이다. 강인규는 그 충격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시각 정보를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됐고, 김형범의 얼굴을 기억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강인규, 김형범의 첫 대면에서 김형범이 "너 나 본 적 있느냐"라고 묻고 강인규가 "그렇다"고 대답하는 대목은 "뉴스에서"라고 덧붙이기 전까지 보는 이를 얼어붙게 했다.
'크로스'에서 돋보이는 연출은 조명이다. 일반 의학 드라마와 다르게, 잘못 사용하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의술의 뒷면을 보여주는 '크로스'는 그림자를 활용해 캐릭터를 표현했다. 인공적인 광원처럼 보이는 것을 최대한 쓰지 않고 창문에서 들어오는 태양광을 연출해냈는데,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게 아닌 블라인드나 창문 등에 가려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연기자의 표정 하나하나에 더욱 집중하게 했다.
복수로 얽힌 고경표와 조재현, 허성태의 강렬한 연기는 시청자의 시선을 단단히 붙잡았다. 고경표는 복수를 향한 간절한 열망을 애써 숨긴 눈빛을 가진 고독한 천재 역할에 첫 방송부터 녹아들었다. 조재현은 의사로서 사명감이 넘치는 인물이지만, 고경표의 복수 대상이 된 비밀스러운 인물을 그려내기에 제격인 캐스팅이었다. 허성태는 '왜 그랬냐'고 묻는 형사에게 웃으면서 답하는 장면으로 모든 설명을 끝냈다.
한편 '크로스' 첫 방송은 3.9%(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플랫폼 가구)를 기록, 전작인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 마지막 회(3.6%)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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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