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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③] 강혜정 "육아 전담한 타블로, 덕분에 걱정없이 연기했죠"

기사입력 2018.01.25 07:30 / 기사수정 2018.01.25 01:24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배우 강혜정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기까지. 그는 우리에게 타블로의 아내, 하루의 엄마로 기억되고 있엇다. 

양손에 여러가지 일을 쥐고 모두 컨트롤하는 '저글링'같은 능력은 드라마 '저글러스'의 비서들만 갖춘 것이 아니다. 일과 육아, 그리고 살림까지 책임지는 세상의 모든 워킹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 '저글러스'를 통해 리스타트를 꿈꾸는 강혜정. 본격적으로 일하는 엄마가 된 그로부터 가족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랜만에 복귀한 드라마 현장. 파이팅 넘치는 촬영장 분위기와 함께 강혜정에게 가장 힘을 준 건 그래도 가족이다. 그는 "일단 식구들이 '저글러스'를 많이 좋아했다.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아홉살 하루도 이해할 수 있는 드라마라 보여주기 편했다. 다들 한결같이 월요일을 기다렸다"고 '저글러스'와 자신을 향한 가족의 응원 풍경을 전했다.

특히 하루는 촬영장에 직접 와서 엄마를 응원해 주기도 했다고. 촬영장에 방문했을 때 본 모습이 TV로 나오자 신기해했다는 하루의 일화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본 하루의 엉뚱발랄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하루가 촬영장에 놀러와서 촬영과 모니터링하는 걸 다 보고 갔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하루야 너 오늘 본 게 월요일에 TV에서 나올 거야'했더니 '내가 본게 또 나와?'하고 신기해하더라. 그리고 월요일에 TV에서 그 장면이 나오니까 되게 반가워하더라. 그러면서 아빠한테 '아빠 내가 본 게 저거야, 나 저 이모 알아'이러면서 좋아했다. 하루한테 좋은 추억을 준 것 같아서 좋았다."

가수 아빠와 연기자 엄마.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해 온 하루다. 엄마와 아빠의 일 중 어떤 걸 더 좋아햐나고 물으니 강혜정은 "드라마 촬영장이랑 콘서트 장, 둘 중에 솔직히 어디가 더 재미있냐"고 오히려 기자에게 되물었다.


"솔직히 재미로는 잽이 안된다. 콘서트장이 훨씬 볼거리가 많고 재미있다. 드라마 촬영장에 놀러오면 사실 말도 못하고, 지루하게 기다려야한다. 그래도 하루가 나름 즐기긴 하더라. 감독님이 모니터 보라고 하니까 조용히 모니터도 보고 그러더라. 컷, 큐 이런 단어들이 생소한 단어들을 신기해하고 다 관찰하더라. 하루가 생각할 수 있는 직업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다."

촬영장에 놀러간 하루의 모습을 상상하다보니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엄마의 영화 촬영 장을 방문했던 하루의 떠올랐다. 당시 하루는 영화에서 강혜정의 딸로 나온 이레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했는데.

"그 때 하루가 다섯살이었다. 누가 나한테 엄마라고 하면 엄마를 뺏겼다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당시에 이레가 '나도 내 엄마 있고, 엄마 사랑하는데 너희 엄마를 잠깐 빌리는 거야'라고 설명해줘서 하루가 납득을 했었다. 이제는 하루가 자라서 극중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를 구별하더라. 현장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저글러스'를 보면서 백진희 씨를 '좌윤이, 윤이 언니'라고 지칭했다. 그런데 현장 갔다 오니까 백진희 씨를 이야기할 때 '좌윤이인 척 하는 언니'라고 하더라. 같은 사례로 '저글러스'의 왕비랑 엄마인 나를 분리를 한다. 엄청난 발전이다."

하루를 키우면서도 계속 일은 했지만, 이처럼 오래 긴 호흡으로 연기자 강혜정으로 살아온 건 오랜만이다. 극중 워킹맘이었던 왕정애에게 더욱 이입이 되기도 했을 터. 하지만 강혜정은 손사레를 치며 "보통의 워킹맘에 비하면 도움의 손길을 많이 받은 케이스"라고 해명했다.

"집안 식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비교적 마음이 놓인 상태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애는 그냥 워킹맘이 아니라 집안의 기둥을 잃은 워킹맘이었지 않나. 그래서 더 극단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나는 괜찮았다. 오히려 휴가나온 기분이었다. 일하러 나갈 때 마음이 편하더라."

강혜정이 마음 편하게 촬영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가족들의 도움도 있지만, 그래도 남편 타블로의 몫이 컸다. 그는 "타블로가 양육을 도맡아 했다. 물론 할머니가 좀 도와주긴 했지만, 그래도 같이 하던 역할에서 내 역할까지 얹어서 하는 입장이니까 힘들었을 거다. 그래도 다 했고, 심지어 잘했다"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렇게 하루와 많이 떨어지는 것도 오랜만이었을 텐데, 하루가 엄마와의 떨어져 있는 시간을 쉽게 받아들였냐는 질문에는 "하루가 워낙 떼쓰는 타입의 친구가 아니다. 속으로는 보고싶고, 아쉽고 그런 마음이 있었겠지만 잘 이해하더라. 그리고 그런 여지를 주지 않게끔 아빠가 잘 놀아줬다"고 답했다.

배우들의 연기 인생에서 결혼과 육아가 터닝포인트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를 고려해 작품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강혜정에게도 하루는 다른 관객, 시청자와 달리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에게 창피할 작품은 안 하고 싶다. 그런데 그런 작품이 있을 까 싶다. 부모된 입장에서 누구나 자식에게 존경받지 못할 일은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내 직업은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과한 스킨십이나 노출신은 사실 조금 불편하긴 하다."

일하는 여성으로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강제적인 경력 단절을 낳는다. 아이를 품고, 낳고 그리고 육아하는 기간 동안 엄마 강혜정으로 살아가며 배우 강혜정으로 놓친 것들도 많았을 텐데. 강혜정은 "배우 강혜정을 놓친 게 아닌, 엄마 강혜정을 놓치지 않은 것"이라고 이를 표현했다.

"내가 놓치고 싶지 않은 걸 안 놓친거다. 아이와 있는 시간을 지키고 싶었다. 다행히 타블로씨가 열심히 일을 해줘서 그럴 여력이 됐다. 제가 놓치고 싶지 않은 모습들을 간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하루가 학교에 다니면서 상대적으로 나에게 시간이 많이 생겼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또 많이 생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강혜정은 하루의 엄마, 타블로의 아내가 아닌 배우 강혜정으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여유가 생겼는지 배짱이 생긴건지는 모르겠는데 단 한번에 바뀌는 건 없더라. 그래서 좀 멀리 보려고 한다. 결국 얻은 답은 늙어서도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것. 연기할 수 있는 스펙트럼을 넓히고, 많이 배우며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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