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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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 다다른 우디네세의 EPL식 '4-3-3'

기사입력 2009.01.28 18:02 / 기사수정 2009.01.28 18:02

권기훈 기자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유럽 축구의 각 리그별 특징을 살펴보자면, EPL은 역동적이고 빠른 축구, 세리에A는 템포가 느리지만 중원 싸움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세리에A의 중원 싸움 방식의 반기를 든 팀이 이번 시즌에 하나 등장하였다. 그 팀은 세리에A에서 꾸준한 중위권 성적을 내던 우디네세인데, 몇 시즌 전부터 역동적인 3-4-3, 4-3-3 전술을 시험하더니, 이번 시즌에는 본격적으로 역습을 위주로 한 EPL식의 역동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나섰다.

이번 시즌 초반, 우디네세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시즌 초반 연승을 달리면서 7경기에서 5승 2무라는 놀라운 성적을 발휘하면서, 9라운드 종료 이후에는 세리에A 선두로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우디네세의 한계였다.

9라운드, 카타니아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우디네세는 현재 20라운드가 종료될 때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4무 7패로 14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분명, 같은 전술을 사용하고, 같은 선수단이지만, 이는 놀라울 정도로 어이없는 결과다. 특히, 우디네세는 UEFA컵에선 순항하면서 홈에서 EPL의 중위권 팀인 토트넘도 2-0으로 꺾고, 독일의 강호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원정에서 꺾는 등, 최고조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로써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미 우디네세의 역습 패턴이 세리에A의 감독들의 눈에 벌써 익어버렸다는 것이다.

우디네세는 디 나탈레-콸리아렐라-페페 등으로 이어지는 3톱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고, 중원에서 잉레르-이슬라-다고스티노로 이어지는 3명의 미드필더와 윙백들이 전진패스를 다량으로 공급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허나, 이미 역동적인 이 전술의 파훼법을 세리에A 감독들은 알아버린 것이다.

개인 기량이 좋은 디 나탈레를 오버래핑을 자제하는 윙백으로 묶고, 수비수들의 오버래핑을 모두 최소화한다. 그리고 압박이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많이 배치하여서 중원의 3명의 미드필더를 압박한다.

이것이 바로 20라운드에서, 팔레르모가 우디네세를 3-2로 격파하였을 때 발라르디니 감독이 이용한 전술이다.

1라운드에서 팔레르모는 4-3-3 전술을 이용하다 우디네세에게 3-1로 대파당했지만, 발라르디니 감독은 이 전술로 우디네세를 3-2로 꺾고, 완벽히 복수를 이끌어 낸 것이다.

사실, 챔피언스리그 같은 단기전에서는 역대 전적을 보면, EPL식 축구가 세리에A의 축구를 상대 전적상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세리에A식 축구가 EPL식의 역동적인 축구를 격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우디네세는 계속해서 4-3-3 전술로 현재의 암울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하지만, 11경기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미 완전히 전술이 읽혀버렸다. 허나, 우디네세는 현재, 다른 전술을 사용하기에도 상당히 애매하다.

4-3-3에 특화된 선수만 모아왔고, 윙포워드라고 해도, 4-4-2 전술보다는 더욱 4-3-3 전술에 특화된 선수들이 대부분이기에, 전술을 바꿀 수도 없는 형편이다.

과연, 우디네세의 마리노 감독은 자신의 독문 병기라고 할 수 있는 4-3-3 전술이 읽힌 현재, 어떤 방식으로 무승의 사슬을 끊어낼지, 앞으로가 궁금해진다.



권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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