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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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와 만나다①] '별밤' 강타 "다시 뭉친 젝키와 만난 순간, 잊지 못하죠"

기사입력 2018.01.20 10:48 / 기사수정 2018.01.20 11:10




비몽사몽한 아침을 깨우고, 행복한 점심시간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지쳐버린 저녁에는 따뜻한 격려와 긴 하루를 마무리 할 때는 포근한 위로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라디오 DJ. 엑스포츠뉴스는 듣는 라디오에서 보는 라디오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DJ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제 학창시절에서 라디오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특히나 '별밤'은요. 그런데 제게 '별밤' DJ 제안이 들어왔어요.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과거 많은 프로그램에 나와서 "많이 키워주십시오"를 외치던 앳된 아이돌그룹 H.O.T의 멤버였던 강타가 이제는 수많은 라디오 프로그램 중 단연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별밤')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제 25대 '별밤지기'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멀게만 느껴지던 '스타'가 아닌 매일 밤 청취자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느새 '옆집 오빠'같은 편안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와 있는 강타와 이야기를 나눴다.    

-'별밤지기'가 된지도 어느덧 2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젠 '별밤지기'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나. 

자리를 잡았다기보다는 1년 반정도 지나니까, 지난 달부터 완벽하게 편한 것 같기는 해요. 예전에는 말이 좀 안 나오면 불편했는데, 지금은 말이 잘 안나와서 더듬으면 더듬는대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안 좋은대로. 또 신나면 신나는대로 굴곡있는 상황에서도 불편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청취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1년 반 전까지는 '방송'이라는 생각이 좀 있었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방송을 잘 못한 날은 기분이 안 좋고,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그랬는데, 요즘은 스케줄 끝나고 쉬러 오는 기분이에요.


-'별밤'으로 거의 8년만에 한국 활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들었다. '별밤'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별밤'처럼 한국에서 데일리 프로그램을 한 것은 군대에 있던 시간까지 하면 거의 10년만이죠. 군 제대 후에 계속 중국에서 활동을 했었고, 한국에서 방송을 하더라도 단발성 프로그램을 했었죠. 그런데 이렇게 매일매일 고정으로 하는 것은 10년만인 것 같아요.

'별밤' DJ 제안이 급하게 왔었어요. 그래서 저도 빨리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죠. 제 세대는 '별밤'을 빼고 학창시절을 논할 수 없어요. 학교에 가면 '별밤'을 들었던 이야기들을 친구들이 나누고 있었고, 못 들은 친구들을 위해서 공테이프에 '별밤'을 녹음해서 쉬는시간에 들을 정도로 '별밤'에 대한 추억이 많아요. 특히 이문세 선배님이 진행하셨던 그 때요. 근데 그 프로그램 DJ 제안이 와서 너무 영광었고, 하고싶었죠.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활동을 못했었는데, 라디오는 매일하는 방송이고, 또 보여지는 매체가 아니니까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별밤'을 하면서 생긴 변화들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술이 줄었어요.(웃음) 제 나이또래 친구들은 (라디오가 끝나는 시간인) 밤 12시쯤 되면 다 취해있거나 집에 들어가거나 해요. 라디오 끝나면 같이 술을 마실 사람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술이 줄었고, 혼자 심야영화를 많이 보게 됐어요. 또 몸의 리듬이 안 깨지는 것이 좋더라고요. 저희같은 직업이 굉장히 바쁘면 하루도 못 쉬고 계속 일할 때도 있지만, 또 스케줄이 없으면 며칠을 연속으로 쉴 때도 있잖아요. 그러면 몸의 리듬이 깨지는데 라디오 덕분에 그 리듬이 깨지지가 않아요. 

그리고 출근길에 라디오를 들으면서 출근을 하는데, 덕분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많이 알게됐어요. 예전에는 연예계에 종사하지 않는 친구들과 만나면 술자리에서 하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정치·경제 이야기에 제가 끼어들지 못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어요.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느낌이에요.  

-2년 가까이 '별밤' 청취자들과 만나다보니, '이젠 정말 친구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든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초반에는 보내주시는 사연들이 거의 '예전에 좋아했어요' '강타씨에 대한 예전의 추억이 있어요'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이런 식의 사연들이 왔었어요. 그런데 두 세 달 전부터는 정말 하소연들이 와요. 어르신들의 자녀고민, 손자들 이야기 등 다양한 연령대 층의 분들이 하소연을 하세요. 초등학생분들도 있고요.(웃음) 그리고 진심으로 응원을 원하고, 위로를 받으시려는 분들의 사연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런 사연들을 볼 때마다 '이젠 제 라디오를 좀 편하게 생각하고 들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더라고요.(웃음)

-'별밤' DJ라서 뿌듯했던 순간도 있겠다. 

사실 모든 사연에 감정을 이입 해서 코멘트를 해드릴 수는 없어요. 또 그런 청취자분들의 마음을 모두 헤아려서 음악을 들려드릴 수고 없고요. 그래서 가끔 집에 돌아갈 때 아쉽고, 후회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어느순간 제가 코멘트 해드렸던 분들이 제 코멘트로 용기를 얻어서 일이 잘 풀렸다고 감사의 답문이 올 때가 있어요. 사소하게는 방송 중에 제가 사연을 소개해드리면 그 주인공분이 바로 답문을 보내주세요. 그분들에게는 그런 상황이 얼마나 기분이 좋고 재밌으시겠어요.(웃음) 

그런 사소한 답문을 주고 받을 때와 저의 코멘트로 인해 일이 잘 풀려서 고맙다는 답을 받았을 때 너무 기분이 좋고, 뿌듯해요. 사실 진부한 위로이고 진부한 솔루션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시는 분들을 봤을 때 성취감이 크죠. 그리고 DJ이니까, '오늘 선곡 좋네요'라는 칭찬을 받았을 때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라디오는 듣고 있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가 딱 나왔을 때 정말 신나는거거든요.(웃음)

-'별밤' DJ를 시작하기 전 목표가 있었을텐데.

사실 '어떤 DJ가 되어야 겠다!'라는 목표보다는 기간에 대한 생각이 있었어요. 적어도 2년, 안 쫓겨나면(웃음) 3년 이상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프로그램도 아니고 '별밤'을 맡은 이상, '예전에 강타가 별밤 진행하지 않았었나?'라는 생각만이라도 대중에게 각인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세월이 흘러서도 저란 사람이 '별밤'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저를 봤을 때 많은 키워드들 중에 '별밤'이라는 단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게 단순히 6개월, 1년정도 가지고 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어떤 DJ가 됐으면 좋겠다?' 당연히 좋은 DJ가 되어야죠. 그런데 청취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는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이문세 선배님이 온 국민이 사랑하는 수많은 히트곡을 가지고 계시지만 '별밤'을 빼놓고 이문세 선배님을 얘기할 수 없잖아요. 이문세 선배님처럼 그렇게 오랜시간을 할 수는 없겠지만, '별밤'을 사랑했던 DJ로 남고싶은 마음이 있어요.  

-지난 1년 7개월을 돌아봤을 때,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젝키 멤버들 5명이 나왔을 때요. (고)지용이는 활동을 안하니까 5명이 나왔거든요. 그 때 토니형이 '젝키는 5명이 나오는데, 너만 혼자 있으면 괜히 밀리는 느낌이니까 내가 같이 DJ해줄게'라고 하면서 그날 같이 저랑 더블 DJ를 했었어요. 사실 젝키와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활동이 겹친 적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H.O.T와 젝키로 활동 할 때는 방송국에서 자주 못보다가, 오히려 두 팀 다 해체를 한 다음에 개인적으로 솔로 활동을 하면서 방송국에서 만난 적이 많죠. 

그 때 연말 시상식 때문에 H.O.T와 젝키의 라이벌 구도가 많이 형성 됐었어요. 그렇게 팀 해체 후에 솔로 활동을 하면서 더 친해졌는데, 시간이 흘러서 젝키로 5명이 뭉쳐서 다시 딱 만나니까 다들 기분이 남달랐죠. 라이벌이라 불리던 세월이 지나고, 다시 팀으로 뭉친 젝키가 제 라디오에 나오고, 그것도 '별밤'으로 만나니까 너무 새로웠어요. 저희가 H.O.T와 젝키로 활동을 할 때 '별밤'에 엄청 출연을 했었거든요. H.O.T 시절에 제가 출연했던 '별밤'에 저는 DJ가 돼 있고, 또 거기에 젝키가 출연했다는 것이 의미가 엄청 깊더라고요.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라디오는 DJ의 색깔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강타가 이끄는 '별밤'만의 매력은 뭐가 있을까. 

'변화무쌍'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여러 콘셉트를 생각을 해봤었어요. 그런데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그날그날 제 감정대로 하는게 맞겠다 싶었죠. 그리고 저는 게스트가 나오면 혼자 있을 때랑은 다르게 까불 때가 많아요. 그래서 게스트가 있을 때와 없을 때랑 많이 다르죠. 청취자분들도 '방금 들었던 라디오 맞아?' '이거 같은 DJ 맞아?'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변화무쌍함이 지금의 '별밤'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웃음) 

-곧 '별밤' 2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오래오래 DJ를 하면 좋겠지만, 당장은 올해에요. 이 기분을 잃지않고, 올 한 해 '별밤' 애청자분들과 잘 소통하는 것이 목표에요. 요즘엔 2년 이상하는 DJ들이 드물어서, 저도 하는데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보려고요.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올해는 가수로서도 공연을 활발하게 하고 싶어요. 방송도 많이 하면 좋고요. 대중과 자주 소통할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가 작년에 예능 프로그램에 좀 출연을 했었는데, 그렇게 대중과 만나는 것도 정말 좋더라고요. 그리고 순위에 신경쓰지 않고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어요. 예능으로든, 음반으로든, 공연으로든, 많이 소통할 수 있는 2018년이 됐으면 좋겠네요.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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