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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와 만나다] 김영철 "'철파엠' 1년, 악플과 싸워주는 라디오 팬들"

기사입력 2018.01.02 14:00 / 기사수정 2018.01.02 13:51



비몽사몽한 아침을 깨우고, 행복한 점심시간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지쳐버린 저녁에는 따뜻한 격려와 긴 하루를 마무리 할 때는 포근한 위로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라디오 DJ. 엑스포츠뉴스는 듣는 라디오에서 보는 라디오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DJ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노잼'이라고 하지만 그 '노잼'으로 웃기는 남자가 있다. 모두가 만만해하는 호구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사랑하는, 자기애가 넘치는 유쾌한 개그맨 김영철. 그런 김영철이 '김영철의 파워FM'을 만나 방송에서와는 다르게(?) 날개를 제대로 달고 매일 아침 지쳐있는 직장인들의 출근길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은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율 15위로 시작했지만, 말그대로 '승승장구'해 방송을 시작한지 불과 1년 만에 청취율 3위까지 올라왔다. '아침 라디오 방송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침부터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넘치는 에너지로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영철. 말하는 내내 라디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던 김영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어떤가. 

"1주년 클로징 멘트를 할 때 울었어요. 그 때가 화요일이었어서 김원효 씨도 함께 있었는데, 제가 클로징 멘트를 할 때 갑자기 울컥해서 우니까 '1주년 때 이러면 2주년 때는 대체 어쩌려고 그려냐'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그 당시의 감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저도 모르게 말을 잇지 못하겠더라고요. 2년, 3년, 오래하면 10주년도 올 수도 있겠지만, '내가 1년을 해내는구나'라는 그런 생각이 들면서 울컥했죠."

-솔직히 1년 정도는 당연히 할거라는 예상은 했을 것 같은데. 

"맞아요. 저도 2~3년 정도는 할거라고 예상은 하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1주년 때 각지에서 올라오신 '철파엠' 청취자분들과 함께 방송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니까 너무 울컥했던거죠. 청취자분들을 보면서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와서 사랑해주실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1년만에 청취율 1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단시간에 청취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이 있다면.

"첫 번째는 매일 '보는 라디오'로 진행을 하는 것이 인기 요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보는 라디오를 위해서 '내일 뭐 입지?' '이건 엊그제 입었던 옷 같은데...' '이 옷에는 어떤 바지를 입어야 하지?' 등의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촘촘하게 짜여져 있는 다양한 코너들이 아닐까 싶어요. 만약 '컬투쇼'와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저를 데려다놨으면 아마 그저 수다스러운 김영철의 모습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철파엠'에서는 8분뉴스, 5분 영어, 인문학개론, 그리고 노래까지 코너 구성이 촘촘한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마지막은 작가분들이 저를 보고 하신 말씀인데, 제가 라디오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하는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뭐든 즐기는 사람은 이기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냥 지금 라디오를 하는 것이 그저 즐거워요. 



-새벽부터 준비해서 아침 7시에 라디오 진행을 한다. 대체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 

"그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아침부터 어떻게하면 그렇게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냐고요. 그 질문에 '돈 주니까 벌떡 일어나지더라' '엄마 유전자 닮아서 그렇다' 등의 대답을 했었는데, 그런 대답도 한 두 번이죠~.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마트 갔더니 1+1으로 9,900원에 팔길래 돈 주고 샀다'고 얘기해요."(웃음)

-'철파엠' 첫 방송 전에 '맞춤 DJ가 되겠다'고 했는데 돌아보니 어떤가. 

"아직 몇점 짜리 DJ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점점 저를 닮아가는 청취자분들을 보면 너무 재밌어요. 문자 같은 것을 받아보면 다들 자기들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저와 소통은 하지만 어쩜 그렇게 자기들 이야기만 하는지~(웃음). 그래서 '여러분은 저 안 궁금하세요?'라고 한 적도 있죠. '너네는 너네 얘기만 하니? 그럼 나도 내 얘기만 할거야~' 이런 것이 너무 재밌어요. 그게 어쩌면 저희들끼리의 소통 방식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DJ를 닮아가는 것. '철파엠' 청취자분들도 저처럼 자기애가 엄청 강하신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특히 저는 조금 어두웠던 분들이 제 라디오를 들으면서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요. 한 청취자분이 '매일 운전할 때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저를 발견했는데, 최근에 영철씨 라디오를 들으면서 미소를 짓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죠."

-'철파엠' 청취자들은 김영철의 사람들이겠다. 

"라디오 청취자분들은 정말 제 편이세요. 라디오는 제가 싫으면 굳이 듣지 않게되는 매체잖아요. 얼마 전에 할리우드 진출 관련해서 제 기사가 포털사이트 메인에 떴더라고요. 그 기사에 안 좋은 댓글들이 달렸는데, 거기서 라디오 팬분들이 '김영철이 할리우드 가는 게 꿈이라는데 왜 그래?' '나는 곧 김영철이 할리우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면서 제 편을 들면서 싸워주시더라고요."



-지난 1년, '철파엠'에도 좋은 일이 있었지만 개그맨 김영철에게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1년에 정말 제 희로애락이 다 담겨있었던 것 같아요. JTBC '아는형님' 하차 공약으로 고생하다가 애숙이 누나 덕분이 잘 넘겼고, 4월에 '따르릉'이 터지면서 '개가수'의 행보도 이어나갔고요. 7월에는 독일길에 오르고, 또 금방 하차하긴 했지만 '최고의 사랑-님과 함께'에도 출연하기도 했고, 12월에는 개그맨 최초로 멜론 어워즈에서 상도 받았죠. 2017년은 예능인으로서도, 가수로서도, DJ로서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 같아요. 할 수 있는건 다 한 느낌이예요. 2018년 음반을 한 번 더 내고 싶어요. 미스틱이라는 좋은 음반 회사에 있으니 그것을 한 번 누려보고 싶어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2018년에 도전하고 싶은게 있다면.

"일단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서 피겨스케이팅을 배웠는데, 평창 관련 예능이 하나도 안 생기더라고요? 완전 작전에 실패했어요. 그냥 스케이트 타러 다니면서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린 사람 정도가 됐고요(웃음). 2018년에도 도전을 해 볼 생각이예요. 운동 쪽으로는 테니스를 배워볼까해요. 저는 '1월 1일 지나서 1월 2일부터 뭘 해야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냥 늘 이렇게 해왔으니 2018년에도 지금처럼 해오던대로 하려고요."

-마지막으로 김영철 씨를 사랑하는 엑스포츠뉴스 독자분들을 위한 신년인사 한 마디.

"새해가 되면 다이어리를 쓰면서 많은 의식들을 하잖아요 (웃음). 뭐가 되었든, 나이가 드니까 작년 같지 않아서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 같아요. 건강 항상 잘 챙기시고, 2018년에는 지난 해보다는 더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계속 웃다보면 웃는 게 습관이 되거든요. 인상 쓰지 마시고, 많이 웃는 하루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웃는 것에 '철파엠'이 한몫을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철파엠'을 듣다보면 정말 '피식'거리는 웃음부터 시작하실 수 있을거예요. 처음에는 비웃다가 나중에는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겁니다. 하하하하하."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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