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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정려원 "한예슬·손담비와 절친, 여자끼리 다니니 남자 안 생겨"

기사입력 2017.12.17 14:00 / 기사수정 2017.12.17 01:39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2002년 KBS 2TV 아침드라마 '색소폰과 찹쌀떡'으로 연기를 시작해, 2017년 KBS 2TV '마녀의 법정'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되기까지. 정려원은 15년 연기 인생을 바쁘게 달려왔다. 

배우보다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던 정려원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단어도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전업 배우로서 훌륭하게 변신했다. 20대 초반이었던 정려원의 나이도 어느새 30대 중반으로 바뀌어 있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던 2015년의 어느 날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정려원은 30대 여배우의 고충을 털어놨었다.

"이전부터 여배우는 30대 중반 이후로 힘들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30대 중반의 여배우는 결혼을 하거나, 육아를 하거나, 유학을 가거나 하더라. 그래도 이제는 서른 살에 결혼을 안 해도 늦은 건 아니다. 시대도 변하고, 여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그런게 많아져야하지 않을까하는 찰나에 '마녀의 법정'을 만났다."

30대 여배우가 낼 수 있는 목소리와 해야 할 연기를 고민하던 정려원에게 나타난 '마녀의 법정' 마이듬은 요즘 여성들의 워너비라고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자신의 일터에서 능력으로 인정받고, '마이웨이'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산다. 특히 그가 하는 일이 성범죄로 고통받는 여성과 아이들을 향한다는 점에서 그는 현실판 영웅이었다. 그러나 정려원은 마이듬을 처음 만났을 때 "반가운 동시에 두렵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시기와도 맞고, 너무 좋은 캐릭터라 욕심이 났다. 하지만 동시에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컸다. 이듬이는 누가 하든 사랑받았을 인물이다. 그래서 처음 미팅 때도 '100% 자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실 이듬이와 나는 많이 다르다. 일례로 이듬이는 기분이 나쁘면 술을 마시고 다 잊는 타입이라면, 나는 글로 적거나 그림을 그리며 풀어내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듬이를 맡기로 결정된 이후로는 자신감이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서 임했다."

마이듬은 30대 중반의 여배우 정려원의 생각을 바꿔놓은 그야말로 '인생캐'다. 그렇다면 그는 2년 전 자신이 하던 결혼, 유학 등의 고민에서는 벗어났을까. "사실 24살에 결혼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 정려원은 예상 결혼 시기를 훌쩍 지나버린 지금, 오히려 초조함이 없어졌다고.


"결혼을 빨리해야 한다는 초조함은 없다. 그런 게 있었다면 27, 28살에 했었을 것 같다. 17살쯤에는 막연하게 24살에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24살의 나는 가수를 그만두고 한창 배우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결혼 생각을 하지도 않고 24살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나이를 계속 먹게 되더라. 이후에는 '33살쯤에 할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33살에도 그냥 일을 하고 있더라. 이제는 그냥 '나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결혼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정려원은 15년의 연예계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공개 연애를 한 적이 없었다. 그는 "공개연애를 항상 하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안맞은 것 같다. 그래서 연애를 공개하기 전에 끝낸 경우가 많다. 연애를 공개하면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안하겠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타이밍이 안 맞고 어설프게 지나간 경우가 많았다"고 공개 연애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연애를 하고 싶어도 주변에서 소개를 잘 안 시켜준다. 그리고 아직은 친구들끼리 노는 게 재미있다. 한 선배는 '너는 맨날 여자들끼리 놀러 다니니까 남자가 안생긴다'고 하시더라. 우리끼리 너무 몰려있으면 남자가 말 붙이기 힘들다고 하던데. 이렇게 노는 게 익숙한 걸 어떡하냐"고 토로했다.

정려원이 말하는 '몰려다니는' 친구들은 바로 같은 소속사이자 나이도 비슷한 한예슬과 손담비다. '어떻게 저 셋이 함께 있는데 말을 안 걸 수가 있지?'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들의 '아우라'를 생각하면 말을 못거는 남자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는 조합이다. 세 사람은 연기와 인생에 대해 솔직하게 터놓으며 이야기를 나눈다고. 

특히 한예슬과 정려원은 절친 사이임에도 이번에 '마녀의 법정'과 '20세기 소년소녀'로 동시간대 드라마 대결을 펼쳤다. 방송 전 두 사람은 시청률에서 승리하는 쪽이 여행을 쏘기로 했다고. 정려원은 "여행을 가야 한다. 그런데 예슬이가 너무 바쁘다. 화보 촬영 차 지금 해외에 가 있다. 일단 예슬이가 한국에 와서 좀 쉰 다음에 여행을 계획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은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은 정려원이지만, 이상형을 묻자 눈을 반짝이며 '에단 호크'라고 단숨에 말한다. 그는 "에단호크를 너무 좋아한다. 작품도 다 보고, 저서도 다 읽었다. '청춘스케치'에서 나오는 에단호크의 눈빛을 너무 좋아한다. 또 작품마다 지질하다가, 현실적이다가, 멋지다가 한다. 그는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히스 레저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바쁘게 달려온 정려원은 지금부터 잠시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쉴 계획이다. 그는 "아직은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다. 차기작 제안을 받은 건 있지만 지금은 쉬고 싶다. '마녀의 법정'을 하면서 너무 좋았기 때문에 바로 다음 작품을 만나서 뭔가를 시작하기보다 지금의 이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좋아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키이스트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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