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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How To①] 오준성 감독 “‘사온’ OST, 디즈니 음악 같단 말 뿌듯했죠"

기사입력 2017.11.28 14:03 / 기사수정 2017.11.28 14:03

박영웅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영웅 기자]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날짜, 시간, 공간, 그리고 분위기 등은 그 사람의 태그처럼 따라붙는다. 이처럼 드라마에 있어 ‘음악’은 멋진 장면과 더불어 그때 그 순간의 기억을 소환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감각적인 장면은 음악의 덕을 톡톡히 보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들이 많다. 강렬한 한 컷의 음악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인생의 주제곡’으로 남기 마련이다. 

21일 종영한 최근작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는 오준성 감독의 오랜 경력을 압축해 증명한다. 특히 첫 회 화제의 기차 키스씬에 삽입된 음악은 연주곡임에도 불구,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호성적을 이뤄냈을 정도. 자칫 영상에 빠져 지나칠 수 있는 찰나를 자연스레 파고 들었고, 시청자들은 “디즈니 음악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가 초기부터 능동적으로 수용한 현악 편곡을 통해 설레는 사랑의 감흥을 그려냈다는 평이다. 노랫말 없이도 극의 테마를 온전히 전달하면서 흥미로운 관전을 이끌어낸 셈이다. 

“첫 회부터 반응이 뜨거워 놀라웠는데 특히 기차 키스씬을 잊을 수 없어요. 보통은 키스씬엔 노래가 나오는데 드라마에 오케스트라 음악이 나오니 시청자들도 생소했을 것 같아요. 노랫말이 없는 음악의 영상인데도 조회수 100만건이 육박했고 ‘이 음악이 대체 뭐냐’는 시청자들의 문의도 많았죠. 특히 ‘디즈니 음악 같다’는 평들이 흥미로웠죠. 풀 오케스트라 음악은 ‘겨울음악’이나 디즈니 영화에 주로 쓰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신선하게 느꼈나 봐요. 가사 없는 오케스트라 음악도 차트에 오르다니 뿌듯했죠."

최근 발매되는 대부분의 드라마 OST가 유명 인기 가수에 의해 불려지고 있는 반면, 오 감독은 이번에 가창자 선정의 폭도 넓혔다. 걸그룹 오마이걸의 승희, 여자친구 은하, 멜로디데이 차희 등 가능성 있는 아이돌 뿐 아니라 치즈, 봉구, 스텔라장, 프롬, 세븐어클락 등 다양한 장르 뮤지션에게도 마이크를 건넸다. 이 또한 OST는 무엇보다 드라마를 빛내기 위한 음악이어야 한다는 그의 철칙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실력있는 가수들을 발견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후기를 전했다. 



= ‘사랑의 온도’가 젊은 세대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작품의 몰입도 뿐 아니라 OST에 참여한 가창자들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제작진과 초반부터 난 이 작품의 주요 스토리라인을 오케스트라로 가자고 건의했었다. 풀 오케스트라 음악은 ‘겨울음악’이나 디즈니 영화에 주로 쓰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신선하게 느꼈을 것 같다. 가사 없는 오케스트라 음악이 음원차트에 진입하는 걸 보고 한편으로 놀라웠고, 의아하다는 주위 반응도 재미있었다. 배우들의 디테일한 감정 전달도 훌륭했지만, 가창자들의 감정표현, 음악까지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생각한다. 

= 연주음악을 자주 삽입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OST를 테마로 꾸미면서 오케스트라를 자주 활용한다. 이번에 ‘사랑의 온도’ 기차키스씬에 삽입된 음악의 경우, 첫 회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테마를 결정하고 일관성 있게 OST를 작업하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도 이질감을 못느낀다. 요즘 OST가 더 소모적으로 되는 이유는 가수, 가창자들에 의존하면서 일관성 없이 상업적인 노래가 제작되기 때문이다. OST를 제작하는 데 있어 결국 중요한 건 드라마 주제에 걸맞는 테마와 그에 대한 음악이어야 한다. 



= OST 음악이 매주 쪼개져 발매된다. 참여한 가수들에 초점이 맞춰지는 추세인데.

▶드라마의 감동을 느낀 뒤, 음악이 발매되는 것이 순서에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엔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전에 OST가 공개되고 어쩌면 순서가 거꾸로 됐는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음원 시대가 되면서 쪼개 발매되는 것도 당연시 됐고 수익 극대화나 이슈적인 측면에서 당연한 선택인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가수의 참여 이슈보다 드라마의 감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 유명 가수에 의존하기보다 신인 보컬과의 작업도 잦았다.

▶’꽃보다 남자’를 작업할 때도 신인들을 많이 참여시켰다. 결국은 드라마와 음악이 동반 히트하면서 가수 또한 주목받은 사례였다. 음악과 장면이 하나로 기억되어야 한다. 예능에서 멋진 남자들이 등장할 때면, ‘파라다이스’가 플레이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에 함께 작업한 오마이걸 승희, 스텔라장은 물론 에일리, 알리, 신용재 등 감정표현에 탁월한 보컬과의 호흡은 늘 만족스럽다.

= 영감을 얻는 방법이나 습관이 있다면

▶무조건 드라마가 우선이다. 영상이 만들어지기 전에 음악을 구상해야하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씬에 사용될 지 상상력에 크게 의존한다. 영화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장면을 상상하는데 영향을 준다. CF, 뮤직비디오 연출 경험도 물론 큰 도움이 된다. 

사진=정상현 사진작가

박영웅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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