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배우 진선규는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반전의 수상자이자 또 가장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당연한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진선규는 지난 25일 진행된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택시운전사' 유해진, '더 킹' 배성우, '불한당' 김희원, '대명' 김희원 등 특히 치열했던 남우조연상 부문에서 받은 상이라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이날 진선규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깜짝 놀라며 무대를 오를 때부터 눈물을 쏟았다. 그만큼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상인 것. 진선규는 연신 "너무 감사하다"라며 "난 사실 중국에서 온 조선족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이후 진선규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함께 고생한 동료 배우이자 아내 박보경의 이름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가족들, 고향 친구들을 비롯해 소속사 식구들, 영화 '범죄도시' 팀을 언급하며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진선규는 눈물을 흘리며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잘생겼다는 관객의 말에 "잘생긴건 아닌데"라며 "다 못 말한 분들께는 따로 순차적으로 전화를 돌리겠다"라는 재치있는 수상소감으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했다. 그의 진심 어린 수상소감에 함께 남우조연상 부문에서 경쟁했던 다른 배우들도 환한 미소와 아낌없는 박수로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진선규의 남우조연상 수상은 파격적인 반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수상소감에서 언급했듯 "난 사실 한국사람"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게 설명된다. 진선규는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출신 흑룡파 장첸(윤계상 분)의 오른팔 위성락으로 열연했다. 진선규는 실감나는 조선족 말투와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범죄도시'에서 가장 임팩트가 큰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진선규를 두고 '진짜 조선족이 아니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동안 꾸준히 연극을 해오면서 '무신', '육룡이 나르샤', '특별시민' 등에 조연으로 출연해 온 한국 배우였다. 특히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캐릭터로 앞선 작품들을 본 이들마저 '범죄도시' 속 위성락이 진선규였는지 몰랐을 정도였다.
진선규는 진짜 조선족 배우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연기로 '범죄도시' 흥행의 키맨 중 한명이었다. 조연임에도 주연 못지 않은 여운으로 자신의 인생작을 만들었다.
이날 진선규의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수상은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뭉클함을 동시에 안겼다. 20년간 꾸준히 한 길만을 걸어온 뚝심있는 배우에게 내려진 최고의 보람찬 보상이기도 했다. 또 연기를 포기하지 않고 꿈꾸고 있는 많은 배우들에게도 희망을 선사했다.
진선규는 "앞으로도 우주 저 멀리에 있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늘 노력하겠다"라며 짧지만 강한 한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앞으로도 영화 '암수살인' 등으로 관객들과 만날 진선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SBS, 영화 '범죄도시' 스틸컷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