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하나은행 FA컵 4강 프리뷰 ① - 고양 국민은행 VS 경남 FC
K-리그 팀의 '저승사자' 고양 국민은행. 명성대로 전북을 8강에서 제압하고 2년 만에 2번째 FA컵 4강에 올라왔다. 이제 05년에 울산 미포조선이 이뤄낸 비(非) 프로팀 최고성적인 준우승에 한걸음 다가선 상황이다. 4강 팀 중 유일하게 '내셔널리그'팀인 고양 국민은행. 2006년에는 4강에서 수원을 만나 무릎 꿇었지만, 이번만큼은 반드시 결승에 진출해 꿈★을 이룬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는 경남은 올해 조광래식 축구로 K-리그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절반의 성공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제 FA컵 우승으로 정점을 찍으려 하고 있다. 경남의 4강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친김에 결승행과 우승을 노리고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까지 확보한다는 각오다. 경남으로서는 고양의 홈구장이 아닌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다는 점과 K-리그 팀을 피했다는 점에서 결승행을 장담하고 있다. 이 경기는 18일 오전 11시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 황연석의 한방이냐? 인디오의 한방이냐?
K-리그 정규리그 우승컵을 4번 안은 남자. K-리그에서 348번 필드를 누비고, 64번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32번의 세리머니를 도운 남자. 바로 황연석이다. 95년 일화(현 성남)에서 데뷔해 2004년 인천의 창단멤버로 시작했고, 2006년 대구로 이적해 2시즌을 소화했다. 그는 이제 K-리거가 아닌 내셔널리거다. 올 시즌 조세권(전 울산)과 함께 내셔널리그 고양국민은행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K-리거 였던 황연석에게 내셔널리그의 무대는 낯설었고 녹록지 않았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2번을 제외하고 17번의 선발출장. 공격포인트는 2골 1도움뿐이었다. 그리고 이대로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황연석은 역시 황연석이었다. 전북과의 FA컵 8강전. 1-0으로 밀리던 후반 35분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투입 8분 만에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팀은 승부차기 끝에 전북을 제압했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히어로였던 황연석의 짤막한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 그저 축구가 하고 싶었습니다. ". 내셔널리그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황연석이 이번 경남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이에 맞서는 경남의 인디오. 경남은 이제 까보레와 뽀뽀가 그립지 않다. 그 둘의 장점만을 흡수한듯한 골게터 인디오가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28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던 인디오. 이는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이다. 까보레의 결정력과 뽀뽀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인디오는 경남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하지만, 아직 FA컵에서는 골이 없다. 28강부터 16강, 8강 모두 선발 출장했던 그이기에 이번만큼은 반드시 골을 터뜨리겠다는 각오다.
▶ 05년 미포조선과 닮은꼴 고양
2005년 FA컵에서 기적의 결승행을 일군 울산 미포조선. 그리고 06년에 이어 통산 2번째로 4강행에 오른 고양 국민은행. 그때의 울산과 지금의 고양은 같은 모습이 같은 모습이다. 울산은 당시 전남과의 4강전 직전 까지 23명의 엔트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군입대, 계약종료, 대학원입학 등으로 15명으로 FA컵 4강전에 나서야 했다. 특히, 한 명뿐인 골키퍼 양지원이 다칠 경우 필드플레이어가 골키퍼를 봐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똘똘 뭉친 울산은 전남을 3-1로 격파하고 결승전에 올랐다. 지금의 고양도 05년 울산과 비슷한 처지다. 27명의 선수단중에서 14명이 팀을 떠나고 13명 중 1명은 경고누적으로 필드에 나서지 못한다. 깁스까지 한 선수를 빼면, 사실상 교체선수없이 승부를 봐야하는 고양이다. 어쩌면 05년 울산보다 더 최악의 상황을 맞고있는 고양일 수 있다. 하지만, 역시나 정신력코드로 재무장하여 05년 울산의 기적을 재현해낸다는 각오다. 고양이 결승에 오를 경우 역대 최고의 이변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되는 셈이다.
▶ 복수를 다짐하는 경남!
고양과 경남의 대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06년 FA컵 8강에서 맞붙었었다. 양팀 모두 사상 최초 4강행을 노리는 대결이라 흥미를 끌었던 대결이다. 8월 12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던 양팀의 대결. 전반 7분 고양의 윤보영이 선취점을 낚으며 고양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하지만, 후반 42분 경남의 골잡이 김진용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두 골이 모두 끝이었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게 되었다. 동점골을 넣었던 김진용이 경남의 1번 키커로 나섰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여기서 희비가 엇갈렸다. 고양선수는 5명 전원이 성공을 시켜. 5-3으로 승리를 거머쥐고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인데 프로팀이 아마추어팀인 고양을 상대로 복수를 다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