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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꾼' 현빈 "사기꾼 변신, 유연하게 연기하려고 했죠"

기사입력 2017.11.22 18:25 / 기사수정 2017.11.22 18:0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현빈이 영화 '꾼'(감독 장창원)을 통해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꾼'은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 잡는 사기꾼들'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다룬 범죄오락영화. 현빈을 비롯해 유지태, 박성웅, 배성우, 나나, 안세하 등이 힘을 모았다.

현빈은 지난 1월 개봉한 '공조' 이후 다시 스크린을 찾았다. 차기작 '창궐'이 사극인 관계로 머리카락과 수염을 기르면서 "'꾼'의 홍보 방향과 맞지 않아 고민이에요"라고 나지막이 이야기를 꺼낸다.

현빈이 연기한 황지성은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들 중에서도 전체 판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브레인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두둑한 배짱과 영리하고 세련된 매력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현빈은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선택하게 됐어요"라고 '꾼'과 함께 했던 시작을 떠올렸다.

이어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관객 분들이 그냥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하시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그것으로 인해 '꾼'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보다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더 선호하시는 것 같아서, 그런 점에서는 오락영화인 '꾼'이 잘 맞지 않을까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꾼'은 앞서 개봉한 범죄오락영화인 '원라인', '마스터' 등과 함께 언급되기도 한다. 현빈은 이에 대해 "'꾼'을 선택할 때 비슷한 작품들이 제작이 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사실은 있었어요. 혹시나 많은 부분이 겹치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는 감독님이 작품을 풀어가는 과정들이나 표현하고자 하는 방식들이 다르다는 판단이 들었죠. 또 보시면 아시겠지만, 소소한 반전부터 엔딩에서 오는 반전까지 그런 부분들을 참 재미있게 봤었거든요"라고 말을 이었다.

자신이 연기한 황지성은 '사기를 치지만 목적이 뚜렷한 인물'로 설정했다. 머리가 좋은 인물이라는 판단 아래 사기꾼들보다 두세 발을 앞서서 판을 짤 수 있는 인물로 판단했고, 연기할 때도 이를 신경 쓰며 임했다.

영화 속에서는 특수 분장을 한 현빈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현빈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실제 세 네 번 테스트를 해보고 계속 수정을 했었어요. 얼굴 자체가 어색하지 않게, 근육을 다 쓸 수 있으면서도 또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일 수 있게 해야 하니까, 머리도 여러 가지로 만들어보고 얼굴도 다르게 만들어보고 안경도 쓰고 수염도 붙여보고 했었죠. 사기꾼들도 속이고, 관객들을 속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라며 웃어보였다.

특히 현빈은 "영화 속 대사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의심을 해소시켜주면 확신이 된다' 등 '꾼' 속 대사를 언급한 현빈은 "행동도 행동이고 상황도 상황이지만, 대사를 어떻게 가지고 노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정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감독님과도 얘기를 많이 했었고, 그래서 '유연함'이라는 말을 많이 떠올렸던 것 같아요. 대사와 상황에서 모두 유연할 수 있는 그런 것이요"라고 차분하게 덧붙였다.


평소 연기를 할 때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도움을 받는다고 얘기했던 현빈은 '꾼'에서의 사기꾼은 "주변에 사기를 치는 분들이 없어 직접적인 조언을 구할 수 없었다"고 앞선 제작보고회 등을 통해 언급한 바 있다.

"경험했던 것들이라면 더 표현하면 수월하겠죠. 행동이나 말투, 눈빛 모든 것을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도전하는 자체가 경험한 것들을 연기하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 도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 나이 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경험치가 적기 때문에 감정이 모자를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더 간접 경험들을 많이 쌓아가려고 하는 것이에요. 그게 영화든 드라마든, 또 책이든지요."

'현빈은 사람에게 신뢰를 주는 스타일이라 누군가를 속이는 것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도 "어느 정도까지는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미소 지으며 "누구나 다 연기를 하지 않나요?"라고 조심스레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꾼' 촬영을 마쳤고, 그 사이 '공조' 개봉을 했고 손예진과 함께 한 영화 '협상' 촬영을 마쳤다. 현재의 '창궐'까지, 올 한 해도 꽉 채운 시간들을 이어가고 있다.

현빈은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하는 것 같아요"라며 "저의 선택보다는 관객들의 선택이 중요하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1차적으로는 연기를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잖아요. 어느 정도의 도전과 실험과 어느 정도의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는 하겠지만, 보시는 분들에게 이런 장르와 캐릭터, 드라마를 보여드리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관객들의 선택이 더 중요한 것이죠. '꾼'을 보고나서는 놀라시는 분들 많았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반전의 재미로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 역시 그렇게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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