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놈놈놈] 11회 - 프리미어리그에서 온 선수 (분데스리가)
'망치'같은 왼발, 토마스 히츨스페르거
[엑스포츠뉴스=박중현 기자] 유럽 국가 대항전 축구에서 독일과 잉글랜드와의 경기는 매우 큰 라이벌 전이며, 다른 경기들과는 다른 무게감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클럽 레벨에서는 서로 교류가 어느 정도 있어 왔으며, 최근 EPL에서 분데스리가 출신들은 매우 좋은 활약을 펼치며 '믿고 쓰는 분데스리가 표'라는 말이 생기기도 하였다. (물론, 분데스리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선수 공급소와 같은 리그는 절대로 아니다.) 또한, 그 이전에도 위르겐 클린스만이 토트넘에서 단 몇 시즌 만에 레전드대열에 오르기도 했으며, 케빈 키건은 함부르크에서 두 번의 발롱도르를 수상한 적이 있다. 이렇듯이 서로 각 리그 간의 선수 이적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이 선수는 분데스리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로 다시 분데스리가로 돌아온 선수이다. 바로 그 선수는 슈투트가르트의 주장 'The Hammer' 토마스 히츨스페르거이다.
농촌에서 태어나 도버 해협을 건너다
히츨스페르거는 바이에른 지방의 농민 아버지 아래에서 태어난 선수이다. 그는 어린 나이에 바이에른 뮌헨의 유스팀에 입단 하여, 아버지가 항상 뮌헨까지 차를 태워서 연습을 꾸준히 보냈을 정도로 집에서 히츨스페르거에 대한 기대는 컸다. 독일 최고의 팀인 바이에른 뮌헨 프로팀에 뛰게 되는 자식을 바라보는 것이 그의 아버지의 하나의 낙이었다. 하지만, 히츨스페르거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기회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도버 해협을 건너 섬나라의 대도시인 버밍엄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고, 그는 독일을 떠나 아스톤 빌라에 입단 하게 된다.
그는 아스톤빌라에서 2001년에 프로 데뷔를 했지만, 곧바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2001/02시즌 체스터필드로 임대를 가지만, 아스톤 빌라가 선수들의 부상과 징계로 인해서 선수난에 시달리자, 히츨스페르거를 임대에서 복귀시킨다. 새로운 감독 그래엄 테일러 아래에서 그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그는 아스톤 빌라의 새 감독으로 부임한 데이빗 오리어리 아래에서 팀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며 팀을 6위에 올려놓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을 상징하는 그의 별명 'der Hammer'는 그의 아스톤 빌라 시절에 붙여진 것이다.
다시 돌아온 독일
그는 2005년 여름 아스톤 빌라를 떠나 독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가 택한 행선지는 바로 VfB 슈투트가르트. 그는 금세 슈투트가르트의 주전 멤버가 되었고, 2006년 월드컵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 사실 그가 월드컵에 참가했을 당시에는 그를 뽑은 클린스만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일팬들도 많이 있었다. 단순히 중거리슛만 보유한 미드필더라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월드컵이 끝나고 2006/07시즌에 팀의 미드필더에서 공수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슈투트가르트를 우승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러한 활약 속에서 그를 비판하던 많은 팬은 사라졌고, 그를 두고 많은 팬은 '성장했다.'라는 단어를 쓰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히츨스페르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장인 페르난도 메이라가 떠나면서 새로운 슈바벤의 주장이 되었다. 한층 더 높아진 책임감을 부여받은 탓인지, 이번 시즌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 플레이 하듯 무기력해 보인다. 히츨스페르거의 나이는 26세, 올 시즌은 히츨스페르거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배 마르쿠스 바벨이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한 가운데, 팀의 주장으로서 슈바벤을 정상 궤도로 올려 놓아야 할 중책은 바로 히츨스페르거에 있기 때문이다.
클럽에서뿐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는 발락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도 토마스 히츨스페르거는 하루 빨리 정상 폼을 회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의 빠른 중거리슛만큼 빠른 속도로 폼을 회복해 환상적인 중거리슛을 보여줄 히츨스페르거를 기대해본다.
[사진=토마스 히츨스페르거 ⓒ슈투트가르트 구단 홈페이지, 그림=ⓒ킹코스타]
박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