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김지훈은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서 내면에 사연과 아픔을 간직한 검사 한준희 역할을 맡아 복합적인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처럼 냉철했지만, 결국은 켜켜이 쌓아온 외로움과 서러움, 그리움의 감정을 눈물로 터트렸다.
김지훈은 가족과 연을 끊고 혼자 살 수밖에 없고, 성인이 돼 아버지와 동생을 모른 척 한 준희를 납득가게 열연했다. 검사일 때는 정의감 넘치는 카리스마를, 판수(안길강)와 돌목(지현우) 앞에서는 처절하면서도 인간미 있는 면모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힘들었어요. 윤중태(최종환)를 빨리 잡아야 하는데 기다려야 하니까요.(웃음) 45회 정도에서 윤중태가 우리 엄마를 죽인 것까지 알게 됐어요. 윤중태가 나쁜 놈이란 걸 알기 전에는 존경할 만한 인물이었잖아요. 아버지처럼 생각해온 인물이 범죄자를 넘어 우리 엄마를 직접 죽인 살인자라는 걸 알게 되면서 울분을 토해내죠. 복수의 시기가 아니어서 밝히지 못하지만 터져 나오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말로 설명하기 복잡하고 긴 내용인데 다들 그 안에서 잘 응축시켜서 담아내지 않았나 해요.”
같은 검사였지만 느낌은 달랐다. ‘결혼의 여신’에서는 진지한 까칠남과 순정남 면모를, 시청률 40%에 육박하며 인기를 끈 ‘왔다 장보리’에서는 장보리를 사랑한 이재화 검사 역할을 맡아 능청스럽고 낙천적인 캐릭터를 살렸다. 이번 ‘도둑놈 도둑님’에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각종 예능에도 활발히 출연하며 유쾌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 모습들을 다 합친 게 제 모습이에요. 빛의 삼원색을 섞으면 하얀색이 되는 느낌이요. 여러 가지 색깔 갖고 있어서 투명한 느낌인 것 같아요. 연기에도 치우침이 없으려고 해요. 이런 역할은 이런 역할대로 재밌고요. 연기를 준비하는 동안의 자세는 달라요. ‘왔다 장보리’ 때는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것도 바로 연결해서 연기하면 되는데 ‘도둑놈 도둑님’의 준희는 예민하고 날이 서 있어서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날을 유지하고 있어야 해요. 그런 부분에서 부담이 달랐어요.”
‘도둑놈 도둑님’의 긴 여정을 무사히 끝낸 김지훈은 “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2, 3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이른 시일내 작품이 정해졌으면 한단다.
“연기자로서 첫 번째 고민이라면 올드한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싶어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에요. 그래야 미니시리즈와 트렌디한 로코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니시리즈나 트렌디한 작품보다는 주말극들이 들어오는 게 사실이에요. 지금으로서는 더 오래 기다려서 미니시리즈를 해야 할지, 성에 차는 역할이 아니어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김지훈은 2002년 KBS 드라마 '러빙유'로 데뷔, 어느덧 16년 차 배우가 됐다. '황금사과', '위대한 유산', '며느리 전성시대', '우리 집에 왜 왔니‘, '별을 따다줘', '결혼의 여신', ’도둑놈 도둑님‘ 등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를 통해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20대 때는 남자 주인공하기에 어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30대에는 남자주인공들이 20대여서 올드하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어리고 잘하는 친구들이 많으니까요. 시대와 타이밍이 빗나간 것 같아요. (웃음) 트렌드라는 파도를 타고 가지는 못하고 있는데 어쨌든 지금까지 열심히 헤엄쳐서 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쉬지 않고 열심히 헤엄쳐서 원하는 곳까지 갈 거예요. 틈새와 기회를 포착해서 만들어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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