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가 열렸습니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도착했을 땐 아직 경기가 시작하기 전인 두 시간 전. 경기장 안은 몇몇 기자들과 미디어들이 준비하고 있었을 뿐 아주 고요했습니다. 그러나 경기장 밖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지요. 경기 시작 전, 이렇게 대조적인 모습이던 경기장은 곧 사람들로 들어차면서 다시 시끄러워졌습니다.
며칠 전 울산과 플레이오프를 치른 서울과 비교하면 수원은 지난 인천을 상대로 이겨 리그 1위를 한 후 경기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경기력이라거나 감이 떨어져 있기 쉽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경기 시작 전 수원 선수들은 평소처럼 일찍 그라운드에 나와 걷다가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라고 주위는 팬들의 응원소리, 방송 등으로 시끄러웠지만 정작 선수들은 그저 한 경기를 치르듯이 묵묵히 연습을 하며 경기를 기다렸습니다.
경기 한 시간 전, 수원 서포터즈들은 카드섹션을 준비하며 모여듭니다. 카드섹션의 문구는 '축구 수도 수원' 이었습니다.
경기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때입니다. 한쪽에 빼곡히 모여 찬 수원 팬들이 보입니다.
조금은 늦은 시각인 오후 8시, 한 해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선수들이 입장하고, 진짜 경기가 시작됩니다.
전반은 지독히도 안 풀렸던 수원이었습니다. 전반 21분 아디에 선제골까지 허용하며, 번번이 뚫리는 수비와 활로를 찾지 못한 공격으로 시종일관 서울에 끌려다녔을 정도였죠. 오히려 서울에 또다시 득점 기회를 줄 뻔했습니다. 오래 경기를 하지 않은 탓이라 몸이 풀리지 않은 것인지, 그렇게 수원은 무기력하게 전반을 끝냈습니다.
후반, 차범근 감독은 배기종을 투입하며 공격의 불씨를 다시 살립니다. 그리고 후반부터 수원은 무장을 다시 한 듯 서울을 몰아붙였습니다. 끊임없이 기회를 노리던 수원은 결국 34분, 천금의 동점골을 만들어냅니다.
그 주인공은 곽희주. 마토의 헤딩골을 골키퍼 김호준이 쳐낸 것을 곽희주가 놓치지 않고 골문에 꽂아넣으며 동점골을 만든 것이죠. 수원 선수들도, 팬들도, 코치진들도 정말 마음껏 기뻐했답니다. 그 넓은 경기장 안, 오직 그들만 존재하는 것처럼요.
수원은 계속해서 이관우가 미드필더진에서 활약하고 에두와 배기종이 골을 노리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쉽게도 역전 골까진 뽑아내지 못하며 그대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 질 뻔했던 결과에서 다시 1:1 원점으로 승부를 되돌린 것입니다.
요즘 기세의 끝을 알 수 없는 서울을 이번에 만나기 바로 이전 수원은 경기를 한 번 더 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 수원은 서울에 0:1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서울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습니다. 언론에서 라이벌이라 몰아가든 어떻든 간에, 두 팀은 서로에게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놓였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K-리그의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으니까요.
여러 상황에서 수원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만났고 선제골을 내주었지만, 막판 동점골로 다시 승부를 0:0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원으로서는 2차전을 자신의 홈에서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이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반대로 서울에는 원정길이니만큼 힘들어지겠지만요.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이번 주 일요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오후 2시에 열립니다. 그땐 비로소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게 된답니다. 1년 동안 힘들게 달려오고, 지겹도록 바라왔던 우승컵을 드는 꿈을 꾸었을 두 팀 선수들의 발 끝에 2008 K-리그 우승이 달려 있는 셈입니다.
김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