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안양, 최영준 기자] 원주 동부가 웬델 화이트의 맹활약을 앞세워 안양 KT&G를 89-78로 제압하고 5일 만에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골밑에서 힘을 발휘해야 할 레지 오코사와 김주성의 트윈 타워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우세가 점쳐졌던 리바운드 싸움에서 29-30으로 오히려 상대 KT&G에게 한 개 뒤졌음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해결사' 화이트의 존재 덕분이었다.
화이트는 1쿼터부터 3점슛 3개를 시도해 모두 적중시키는 등 전반에만 22득점을 올리며 팀 득점의 절반을 도맡았고, 후반에도 역시 득점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끝까지 승리에 공헌했다. 수비에서도 마퀸 챈들러를 맞아 단 14점으로 봉쇄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KT&G의 5연승 과정에서 팀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던 챈들러는 슛 감각은 나쁘지 않았으나 화이트의 수비에 묶여 많은 슛을 던지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공격에서 막힌 부분을 뚫지 못한 KT&G는 중반까지도 유리했던 분위기를 지키지 못하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동부 전창진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화이트는 원래 능력있는 선수"라는 말과 함께 "능력은 있지만 집중력에 문제가 있어 종종 혼나고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리듬을 타고 집중을 하면 확실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오늘은 그게 잘 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라며 이 날 화이트의 활약에 대해 설명했다.
이 날 승리로 동부는 1승뿐 아니라 그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패배했다면 3연패와 함께 7승 5패로 5위까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화이트의 득점 쇼와 함께 연패 탈출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잃었던 분위기를 다잡고 멀어질 뻔했던 선두에 다시 복귀하며 이후에도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이다.
특히 전반까지 동부는 전체적으로 손발이 안 맞는 등 공격에서 고전했지만, 홀로 분전한 화이트의 힘으로 점수 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동부가 끝까지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이며 패했다면 '빛바랜 투혼'이라고 표현될 상황이지만, 후반 조직력을 회복하면서 역전승을 거뒀기에 화이트에게도 '승리의 주역'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듯하다.
승리한 동부와 패한 KT&G는 모두 8승 4패를 기록, 이 날 경기가 없었던 울산 모비스와 함께 3자가 공동 1위에 오르며 선두권 전망은 점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진=웬델 화이트 ⓒ김혜미 기자]
최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