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스타 세 명을 꼽았습니다. 10년 전 대상을 받은 스타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10년 전 신인상을 받은 유망주들이 현재 어떤 스타로 성장했는지 짚어봤습니다. 2007년 KBS 연기대상 수상자 배우 최수종과 KBS 연예대상 남자 코미디부문 신인상을 거머쥔 개그맨 김원효, KBS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을 받은 김지석까지, 이들의 뜻깊은 소회와 새로운 각오, 계획을 들어봅니다.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연하남 이진상→폭군 연산군→국민 남사친.' 변신의 귀재 김지석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이 궁금하다.
배우 김지석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 KBS 1TV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로 KBS 연기대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01년 그룹 리오로 데뷔한 김지석이 배우로 이름을 드높이게 된 계기였다. 당시 드라마는 시청률 40%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고, 그 중심에는 단연 매력적인 캐릭터를 개성 있게 연기한 김지석이 있었다.
김지석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상이라는 게 연기 생활에 있어서 확실한 기준의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신인으로서 상을 탄 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제는 신인이 아닌 기성 배우로서도 상을 타고 싶은 마음이 솔직히 점점 더 간절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당시 신인상을 받은 뒤 "동료, 선배님들을 따라 더 좋은 작품에 일조하는 배우가 되자, 대중들에게 희노애락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지금도 이 목표는 달성하려 늘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도 배우 생활을 계속하면서 이 각오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의 초심은 10년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증명됐다.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국가대표'(2009), 드라마 '추노'(2010), '개인의 취향'(2010), '로맨스가 필요해 2012'(2012), '청담동 앨리스'(2012), '원더풀 마마'(2013), '착하지 않은 여자들'(2015), '또 오해영'(2016),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2017) 등 매체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중에서도 김지석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작품은 '국가대표'다. 김지석은 "남자들끼리 촬영하면서 즐거웠고, 실존 인물을 연기해본 것도 처음이라 기억에 남는다"며 "흥행도 성공했고, 처음으로 영화가 관객들에게 주는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석은 이 작품으로 하정우, 김동욱, 최재환, 이재응과 함께 제17회 춘사영화상에서 공동연기상을 받기도.
10년 동안 마냥 좋기만 했던 건 아니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김지석은 "나 같은 경우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면 그냥 오롯이 받아들이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더 즐기는 편이다. 거기에서 얻는 경험과 노하우가 분명히 연기뿐만 아니라 인간 김지석의 삶에도 동력, 혹은 자양분으로 남기 마련"이라고 슬럼프에 대처하는 법을 공개했다.
최근 드라마 '역적'에서 그렇게 쌓아온 배우로서의 역량을 터뜨렸다. 김지석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얼굴로 김지석만의 연산군을 연기하며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는 "나를 갉아먹더라도 잘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이는 점점 들고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점점 줄어드는 동시에 책임감은 그와 반대로 더 커지는 상황에서 연산군을 맞이했을 때 그 무게감과 부담감이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탐났다. 너무너무 하고 싶었다. 그리고 잘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수개월 내내 현장이든 밖이든 연산이 되려고 발버둥 치고 늘 안에서나 밖에서나 극한까지 나를 몰아갔다.
어차피 연기자는 그가 남긴 작품 안에 연기와 캐릭터로 더 기억되니까. 현실에서 정신적으로 좀 힘들거나 피폐해지고 외로워져도 작품과 역할을 보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그 순간만큼은 나를 갉아먹으면서 에너지를 가져다 쓴 거다. 시청자분들께 보여주지 못했던 전혀 다른 이미지의 새로운 캐릭터가 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도전이었고 전환점이자 기회로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반년 넘는 시간 동안 외롭고, 광기에 사로잡힌 연산군으로 살면서 김지석은 많이 소진됐지만, 쉼 없이 새로운 작품을 앞두고 있다. MBC 새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에서 공지원 역을 맡아 '국민 남사친'에 도전한다. 김지석은 "공지원에 나 자신을 투영해서 열심히 준비했다"며 "37살 나이에 조금 거창하고 민폐일 수도 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감히 조심스럽게 '국민 남사친' 혹은 '국민 첫사랑' 타이틀을 달아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역적'과 '20세기 소년소녀'라는 서로 다른 두 작품을 터닝 포인트로 삼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김지석에게 앞으로 10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이루고 싶은 것보다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며 "배우로서든, 한 남자로서든 일말의 후회를 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신뢰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오해영'부터 '역적', '20세기 소년소녀'까지 3연속 성공을 달성한다면 감개무량하고 기분이 하늘을 솟구쳐 올라갈 듯하다"며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시청자들과 작품으로 소통하고, 좋은 배우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사랑이 필요한 배우로 남아있을 것 같다"고 미래를 상상했다.
마지막으로 10주년을 맞이한 엑스포츠뉴스에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 옛말이 있는데 엑스포츠뉴스는 더욱 건재해져서 좋은 기사와 정보를 국민 여러분께 잘 전달해주고 있어서 너무 뿌듯하고 힘이 된다"고 축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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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