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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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인가? 횡포인가?

기사입력 2005.03.21 07:02 / 기사수정 2005.03.21 07:02

김진영 기자


따뜻해진 봄 기온만큼 농구코트 역시 정규리그를 마친 후 본격적인 플레이오프에 돌입하면서 그 열기가 한층 달아올랐다.

오늘(20일) 서울삼성과 부산KTF의 경기가 종료된 가운데, 서울삼성이 여유롭게 4강을 맞이하게 되었고, 내일 안양SBS와 대구오리온스 경기를 통해 마지막 4강 팀이 결정된다.


3전 2선승제에 먼저 1승을 올리는 팀이 4강에 오르는 확률은 94%. 그러다보니 선수나 감독 모두에게 1승, 첫승은 필사적인 승부일 수밖에 없다. 필사적인 승부를 펼치는 것은 선수와 감독뿐 아니라, 더불어 심판진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의 세계에 관여하게 된다.


감독의 전술과 선수들의 플레이가 적절히 조화된다면... 거기에 심판의 명확한 판정까지 더해진다면 최고의 경기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 3박자가 적절하게 조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세 가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그 순위를 매길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세가지는 서로 맞물려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특히, 심판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아, 단원들의 리듬과 템포를 조절해 준다. 지휘자의 손짓 하나, 눈짓 하나가 단원에게 영향을 주며, 나아가 음악을 바꿀 수 있다.


지난 토요일(19일)에 있었던 SBS와 오리온스의 경기는 심판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전적으로 이날의 경기가 심판의 판정 하나로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12점이라는 점수 차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12점이라는 큰 점수차를 만든 주범은 바로 주심의 판정이었다.


문제의 발단은 크리스포터의 5반칙이었다. 네이트존슨이 경기 중 발목부상으로 코트를 떠나있는 동안, 포터의 5반칙은 오리온스에게 큰 타격이었다. 더군다나 포터의 마지막 반칙 상황이 명확치 않아 김진감독으로서는 주심에게 이의를 제기할 법도 했다. 하지만, 주심은 그런 오리온스를 상대로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하였다.


마침 김승현의 외곽포가 살아나고 상대의 실책에 의한 속공도 성공되고 있는 상승세에 주심은 찬물을 끼얹은 셈.
더군다나 4쿼터에도 골밑싸움 중 파울을 얻은 정종선이 가볍게 불만을 토로한 것에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 주심은 오리온스가 승리의 불씨를 지피려 할 때마다 이를 차단하였다.


결국, 오리온스는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품고, 후반 3분을 남기고 주전선수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보인 김진감독에게도 좋은 평을 할 수 없지만, 결국 심판진의 명확하지 않고, 매끄럽지 못한 진행이 한순간에 모든 흐름을 나쁘게 바꿔놓았다.


따뜻한 봄 주말, 명승부를 보기 위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한 많은 농구팬들에게 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이미 판정은 내려진 것이고, 승부도 결정 난 것이니 문제 삼아서는 안 되는 것인가?

한번 내려진 판정은 번복되기 어렵고, 심판진의 판정이 매끄럽지 못했어도 승패가 갈리고 나면 그로써 모든 문제들이 끝나버린다. 하지만, 이를 잊지 않고 끄집어내어 말하는 것이 농구팬의 의무이다.


테크니컬파울은 주심의 권위를 부여해 주기 위한 제도이지 결코, 이를 무기로 휘두르는 횡포를 허용한 것이 아니다.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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