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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어디쯤 가고 있는가'…영기협, 영비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 진행

기사입력 2017.09.28 17:51 / 기사수정 2017.09.28 17:5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한국영화기자협회(이하 영기협, 회장 김신성)가 '한국영화, 어디쯤 가고 있는가-영비법 개정 이후를 경청하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해 영화계와 문화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과 후속 조치를 함께 논의했다.

영기협은 28일 오후 1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에 따른 영화계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영비법 개정안은 하나의 대기업이 영화 상영과 배급을 겸업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한국 영화 산업의 매출과 관객 수가 성장을 거듭하는 반면, 소수의 대기업이 제작·투자·배급·상영 등을 독점해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고착시키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서 비롯된 개정안이다.

이 자리는 배우 정진영이 사회를 맡아 1부 '극장', 2부 '배급'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김신성 한국영화기자협회 회장의 인사말과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국회의원의 축사도 이어졌다.

1부 '극장'에는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 고영재 인디플러그 대표, 최재원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대표, 이동하 레드피터 대표가 함께 했으며 2부 '배급'에는 김무성 롯데엔터테인먼트 팀장, 이승호 KTB 상무, 정윤철 감독, 김광현 영화사 하늘 대표, 배우 김의성, 안병호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자리했다.

'대기업이 극장을 포기한다면?'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은 '만약 CJ CGV나 롯데시네마가 상영 사업을 포기한다면 영화 산업의 기반이 크게 흔들릴 것이냐'는 이야기에 "동의한다"며 "제작과 배급, 상영 라인에서 대기업이 일정 부분을 포기한다고 해서 스크린 쏠림이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전했다.


또 "배급업을 포기한다면, 대기업 입장에서 투자에 적극 나설 명분이 줄어들어 전반적인 제작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이것이 영화산업전반의 위축을 불러올 것이다. 영비법 개정안들이 도입된다면 스크린 독과점 현상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한국 영화산업 전체를 위축시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비법 개정안과 관련된 이야기도 이어졌다. 고영재 대표는 "영비법 개정안이라는 자체가 입법 활동"이라고 말하며 "현재의 영비법 개정안은 한편으로 상당히 광범위한 개정안이고, 다른 한편으로 현재의 영비법이 갖는 한계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때문에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 자체가 막히고 있는 한계도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또 최재원 대표는 영비법 개정안이 가진 한계로 "대기업의 겸업금지, 소유 제한 등 단순히 소유구조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하며 "개별 영화의 스크린 한도를 정한다든지 하는상영 쿼터제가 더 유효하다고 본다"는 생각을 말했다.


2부에서는 '대기업이 배급을 포기한다면?'이라는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김무성 팀장은 영비법 개정 논의에 대해 "국내 영화 및 영상 관련 산업분야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극장 상영뿐만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의 확대 등 산업 전반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정윤철 감독도 대기업이 배급에서 손을 떼 투자가 위축되면, 관객들이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감독과 배우가 지금보다 더욱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있다는 말에 "대형영화에 특정 감독과 배우만 나오는 것은 더 안 좋은 현상이다"라며 "대기업은 투자만 하면 된다. 배급은 전문적인 유통업자에게 맡겨야지, 같은 그룹의 배급사들이 내부자 거래를 하게 해서는 안된다. 헌법의 보장된 기업의 자유 활동을 어떻게 하위법이 건드릴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김광현 대표는 마케팅 부분에서의 영화계 변화를 짚으며 "대작중심 영화 위주로 흥행이 됐고, '플립', '47미터', '내사랑'같은 소규모 수입 영화들의 흥행도 돋보였다. 스타 배우에 대한 의존도, 남성위주의 영화들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SNS 활성화로 할리우드의 웰메이드 작품들이 북미 박스오피스나 평점의 힘을 입고 국내에서 성공하는 사례도 많아졌으며, 누리꾼의 댓글 등으로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브이아이피', '군함도' 등은 흥행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의성은 배우의 측면에서 바라본 영비법 개정안에 대해 "최소한 작은 영화들에 대해 상영일수들을 보장하는 게 핵심이라고 본다"면서 영비법이 주장하는 수직계열화 해체가 배우들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각각의 입장이 다를 것 같다. 배우 입장에서 볼 때 몇몇 배우들에게 집중돼 있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있던 일이고, 영화의 본질 중 하나가 스타를 보고 좋아서 하는 것이고 또 스타는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그것을 나쁘다고 풀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얘기했다.

영화의 다양성 진작을 위한 노력으로는 "아주 기본적인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 게 서로가 흔쾌히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병호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대기업들의 극장, 배급 사업 겸업이 영화 스태프들에게 미치는 영향, 영비법 개정안을 둘러싼 업계의 의견을 함께 전했다.

이번 토론회는 영기협이 주최하고 노웅래 국회의원실이 주관했으며,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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